류중일 삼성 감독은 "공격력 좋은 2번 타자를 선호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자신이 지휘봉을 잡는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작전 수행 능력보다는 타격이 강한 선수를 2번 타순에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높은 출루율과 빠른 발을 갖춘 톱타자가 출루하면 번트 대신 2번 타자의 안타로 득점을 노리겠다는 공격력 강화 방안이다.
류 감독은 올 시즌 삼성의 2번 타자로 야마이코 나바로(27)를 낙점했다. 콘택트 능력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묘수'는 적어도 아직은 성공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용병은 커리어보다는 적응력이 우선"이라는 그의 말대로, 나바로가 무난하게 한국 야구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KIA와의 개막전에서 7번을 쳤다가 이후 계속 2번 타순에 기용되고 있는 나바로는 2일 대전 한화전에서 선제 투런포(비거리 115m)를 터뜨렸다. 3회 2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앤드류 앨버스의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좌측 펜스를 넘겨버렸다. 지난달 30일 기아전에서 한국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나바로는 시즌 2호 홈런으로 조쉬 벨(LG'4개), 브렛 필(KIA'3개)에 이어 홈런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나바로는 올 시즌 4경기에서 16타수 4안타를 기록, 타율은 0.250으로 뛰어나지 않지만 타점은 6개로 전체 4위다.
류 감독이 올 시즌 팀의 키 플레이어로 꼽는 나바로는 수비에서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자질을 뽐냈다. 2일 한화전에서는 김상수를 대신해 7회부터 유격수로 나섰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한 번도 맡지 않았던 포지션이었지만 8회 송광민의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 병살타로 연결하는 등 안정감을 보였다.
사실 나바로는 미국에서도 내야와 외야를 두루 경험했다.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 동안 69경기를 뛰며 유격수 22경기, 3루수 22경기, 2루수 12경기, 좌익수 11경기, 우익수 2경기에 기용됐다. 마이너리그에서는 449경기를 유격수로 뛰었다. 삼성은 애초 나바로를 외야수로 쓸 방침이었지만 주전 2루수 조동찬의 부상 탓에 나바로를 내야수로 돌렸다.
나바로의 시즌 초반 모습에서 삼성이 처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2년에 유격수를 맡았던 틸슨 브리또를 떠올리는 팬들도 많다. 그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브리또는 안정된 수비와 함께 날카로운 타격 솜씨를 갖춰 한국에서 6시즌을 활약했다. 나바로와 브리또는 닮은 점도 많다. 같은 우투우타에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 자료에 따르면 체중은 브리또(82kg)보다 나바로(93kg)가 더 나가지만 키 역시 183cm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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