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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푹 꺼진 동구 율하서로 '아찔 운전'

3일 대구 동구 율하동 한 도로 일부분이 푹 꺼져 있어 도로에 표시된
3일 대구 동구 율하동 한 도로 일부분이 푹 꺼져 있어 도로에 표시된 'U턴' 표시 일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 도로 안전봉도 왼쪽으로 기울어 있어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동구 일부 도로에서 바닥이 내려앉는 침하현상이 나타나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 도로는 지난해 11월 말 우수관로(빗물 모으는 관로) 설치 공사를 끝낸 지 4개월도 되지 않아 다시 보수공사를 해야 할 처지가 됐다.

3일 오전 10시쯤 대구 동구 율하동 롯데마트 대구점 남쪽 율하서로. 대구차량등록사업소 동부민원분소에서 범안로 방향으로 가는 도로(편도 3차로) 중앙선 쪽이 움푹 내려앉아 있었다. 침하(폭 1~2m, 깊이 5~10㎝)가 심한 곳은 20여m가량 이어져 있었고, 비포장길 웅덩이처럼 군데군데 꺼져 있는 부분이 도로 150m에 걸쳐 있었다.

침하된 부분은 금이 가 있었고 10m 넘게 뻗은 곳도 있었다. 깨지듯 갈라진 아스팔트 틈엔 엄지손가락이 들어갔다. 무단횡단을 막으려 중앙선에 설치된 펜스가 침하된 방향으로 10~15도 기울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소형 승용차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덜컹거리며 지나갔다. 다른 차들도 비포장도로를 달리듯 앞뒤로 심하게 울렁거렸다. 주류배달을 하는 1t 화물차가 지나가자 화물칸에 실린 상자 안 병들이 서로 부딪쳐 요란한 소리를 냈다. 5t 화물차는 도로의 침하된 곳을 피해 아예 옆 차로를 반쯤 넘어 지나갔다.

승용차를 타고 지나던 최모(35) 씨는 "공사를 하면서 땅을 다지는 것을 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가 내려앉기 시작했다"며 "침하를 알리는 표지도 없어 차량 파손은 물론 사고 위험까지 있다"고 했다.

도로가 내려앉기 시작한 건 지난해 관로 매설 공사를 한 뒤부터다. 동구청은 공사업체를 선정, 지난해 10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우수관로(길이 165m)를 묻으며 도로 가운데 땅을 3.5~4.8m 깊이로 파냈다. 업체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흙을 메우고 나서 아스팔트를 깔았다.

공사를 맡은 C업체 관계자는 "공사 폭이 좁아 부분적으로 땅 다짐이 덜 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최근 인근에 아파트 공사현장을 오가는 대형화물차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관로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동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언 땅이 녹아 도로 침하가 이뤄진 것인지 원인을 찾고 있다"며 "업체에 보수공사를 요구했고 아스콘만 확보되면 바로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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