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절굿공이의 등장으로 음식 조리법 다양해져"…김도헌 동양대 교수

"절구가 등장하면서 인류의 음식 문화엔 비로소 조리 개념이 도입되게 됩니다." 동양대 김도헌(문화재발굴보존학과) 교수로부터 절굿공이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선사시대 음식 조리, 식사 방식은=청동기시대 농경이 본격화되었지만, 전체 생산량 중 곡물의 비중은 50%를 넘지 않았다고 추정한다. 곡물만으로는 식량을 해결하기 어려웠을 것이므로 곡식을 절구로 빻은 후 채소를 섞어 죽 형태로 끓여 먹었을 것으로 본다.

◆청동기시대 후기 조리 방법의 변화는=청동기시대에 전작(田作) 중심의 농경이 정착되면서 벼와 보리, 콩, 기장, 수수 같은 곡물이 재배되기 시작한다. 청동기시대 후기에는 벼농사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쌀의 생산이 증가하였는데, 벼의 탈곡에 주로 사용하는 절구가 등장하는 시점도 이때이다. 절구가 등장하면서 탈곡, 제분이 쉬워지면서 조리의 종류와 방법이 다양해졌다. 청동기 초기 미음, 죽 같은 수프 스타일의 음식이 조리되다가 후기에 이르러 떡이나 찜 같은 요리도 등장하게 된다.

◆한반도와 일본이 절구 문화를 공유했을까=한반도 벼농사는 BC 3, 4세기 무렵(최근에는 BC 6, 7세기로 보는 견해도 있음) 일본 열도에 전파되기 시작한다. 이런 양국의 교류는 일본 야요이 문화의 기반이 되었다. 벼농사 경작 방법과 아울러 절구나 조리법 같은 생활 문화까지도 함께 이식(移植) 되었을 것이다.

◆떡, 빵, 찜 같은 요리는 언제부터=곡물을 찌거나 삶으려면 시루나 토기가 있어야 하고 지금의 밥처럼 조리하려면 뜸을 들일 수 있는 뚜껑이 필요하다. 신석기시대에 조와 기장 농사가 시작되었지만, 수확량이 적어서 밥처럼 조리해서 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후 청동기시대에 농경 생산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곡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섭취하였다고 추정하는데, 청동기시대 후기와 초기 철기시대에 시루와 뚜껑 등 새로운 조리용 토기가 등장하는 현상은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