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野)해야 청춘/ 김용태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사는 레밍이라는 쥐는 1년에 한 번 바다를 향해 죽음의 질주를 벌인다. 레밍 한 마리가 뛰기 시작하면 주위의 레밍들은 '쟤가 갑자기 왜 뛰지? 우리도 뛰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하며 따라 뛰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수백, 수천 마리의 레밍 떼가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별한 목표 없이 앞에 뛰는 레밍은 뒤에서 뛰어오니 달리고, 뒤따라오는 레밍은 앞에서 달리니 따라간다. 이 질주는 레밍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며 몰살당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 레밍 떼의 모습은 한국인들과 닮아 있다. 대한민국은 급격한 성장의 후유증과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20, 30대들은 모범 답안 작성법만을 강요받으며 야생성을 거세당한 채 안정성만을 좇아, 학원과 고시촌을 전전한다. 이런 식으로는 모두가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하지만 죽음을 향해 달리는 것을 알면서도 청춘들은 이 질주를 멈출 수 없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틀이 붕괴될까 하는 두려움에 죽을 것을 알면서도 달려갈 수밖에 없는 레밍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저자는 청춘들이 질주를 멈출 수 없다면 직접 그 무리로부터 빠져나와 서서히 경로를 바꿔 다른 방향을 향해 달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기존의 방식에 익숙해진 부모세대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야 하고, 다른 방식으로 달려야하고, 벗어나야만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위기에 빠진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진심 어린 조언을 한다. 또, 젊은이들이 지녀야 할 가치로 '끼' '깡' '꾀' '꼴' 네 가지를 각 장의 제목으로 삼아 강조하고 있다. 위의 네 가지 가치를 염두에 두고 야생성을 유지하며 스펙의 삶에서 도전의 삶으로 나아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254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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