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눈앞에 닥치자 후보자 못지않게 바쁜 이들이 있다. 대구에서 사진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임경희, 최동수 씨 모자다.
6'4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선거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어서다. 광역단체장에서 기초의원까지 이들의 고객은 다양하다. 소개받아 오는 경우도 있고 입소문을 듣고 스스로 찾아오는 고객도 상당수다. 이들 모자가 일을 하는 방식은 약간 다르다. 미리 그 후보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콘셉트를 연구하고, 자료도 찾고, 필요한 소품도 준비한다. 사진촬영을 위한 '예습'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경북지역 후보들을 촬영할 때는 그 지역의 특산물을 소품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에피소드 하나. 어느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9시 넘어서야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메이크업을 하는 동안이라도 잠을 청하게 했다. 그런데 워낙 피곤했는지 곤히 잠이 들어버려 한숨 자도록 한 뒤 촬영해 자정이 넘어서야 작업이 끝난 적도 있다.
이들 모자는 선거철이 아니라도 여유가 별로 없다.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느라 짬을 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타고난 성실함과 봉사정신으로 보폭을 넓히다 보니 이제는 대구의 주요 단체가 모두 이들 모자의 고객이다. 이들 모자가 찍어 준 사진을 명함이나 페이스북, 각종 SNS 프로필 사진으로 쓰는 인사들이 상당히 많다.
아들 최동수 씨는 사진을 전공했다. 동료이면서도 모자 사이라서 일을 하는 데 무리가 없다. 어머니인 임 씨가 아날로그적 감성을 포착한다면, 아들인 최 씨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다.
임 씨는 남편이 30여 년 전 비디오카메라를 배워보라는 권유를 한 것이 계기가 돼 비디오와 사진을 배웠고 렌즈 속 세상에 매력을 느껴 지금까지 왔다고 했다. 아들 최 씨 또한 어릴 적부터 부모의 영향으로 카메라를 가지고 놀았고, 중고 시절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했다.
임 씨 모자의 활동 영역은 최근 봉사활동 쪽으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대한어머니회 달성군지회, 남부경찰서 청소년지도위원회, 남구청 통합방위협의회, 재향군인여성회 대구시지회, 대구경북영화인협회 등에서 사진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달성군의 형편 어려운 부부에게 무료 합동 결혼식 사진을 찍어주고 웨딩드레스 대여도 주선한다. 또 달성군 어르신들 영정사진 봉사, 청도 에덴원 치매 어르신 영정사진 봉사, 달서구청 장수사진 봉사도 임 씨 모자의 몫이다.
이들 모자는 노력파다. 사진이 순간 포착의 산물이긴 하지만 이들은 사전 조사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바탕으로 수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그중에서 좋은 사진을 골라내는 저인망식 방식을 택한다. 임 씨는 "사진은 예술적 감성과 사람을 좋아하는 심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우리 가족에게는 천직이다. 앞으로도 단 한 장이라도 평생 간직하고픈 사진을 남기겠다는 자부심으로 이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