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음주단속 앱, 경찰과 숨바꼭질…경찰 '게릴라 단속' 대응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때문에 음주운전자와 경찰의 '술래잡기'가 계속되고 있다.

음주단속 정보를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음주운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자, 경찰은 '게릴라식' 단속으로 음주운전자 색출에 나서고 있다.

A(32) 씨는 술을 마실 때면 음주단속 앱을 습관처럼 본다. 음주단속 지점이 실시간으로 지도에 표시돼 한눈에 대구의 음주단속 현황을 알 수 있어서다. A씨는 "택시나 대리운전을 하면서 앱에 표시된 지점을 보니, 실제로 경찰이 단속하더라"면서 "간혹 소주 한두 잔 정도 마셨을 때 집으로 가는 길에 앱에 단속표시가 없으면 운전대를 잡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고 했다.

음주단속 정보 앱이 음주운전을 부추긴다는 우려에도 애주가 사이에서는 인기다. 이 앱은 평소 단속이 잦은 곳, 최근 단속한 지점에다 당일 단속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게다가 앱 이용자가 단속지점을 입력하면 지도에 표시돼 경찰의 음주단속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한다.

최근에는 GPS를 통해 단속지점에서 반경 1㎞ 내에 있으면 알려주기까지 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앱도 있다. 설정만 하면 지난 6개월 동안의 음주단속 지점까지 파악할 수 있다.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단속 지점을 메시지로 공유하는 기능을 갖춘 앱도 선보이고 있다. 앱 이용자가 특정 장소에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물으면 금세 댓글이 올라와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실제 기자가 4일 오후 10시 50분쯤 앱에 빨갛게 표시된 곳(대구 달서구 용산로 한 아파트 앞 도로)을 가보니 경찰의 음주단속이 이뤄지고 있었다. 한 운전자는 "차를 가져가야 하는 상황에서 매번 대리운전을 부를 수도 없어 술을 적게 마셨다고 생각할 땐 앱을 보고 단속이 없는 경로로 집에 간 적이 한두 번 있다"고 했다.

경찰은 단속지점을 옮겨다니는 게릴라식 단속으로 대응하고 있다. 앱에 표시됐다고 단속지점을 곧바로 옮기지는 않지만 자주 이동하거나 그 일대를 동시다발적으로 단속, 음주운전자 색출에 나서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사고 수습 등이 음주단속 지점으로 표시되는 등 앱 정보가 실제 단속과 100% 일치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자주 단속 장소를 옮기기 때문에 경찰의 모든 단속정보가 앱에 표시되지 않는다"며 "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까지 해칠 수 있는 범죄행위이고, 음주운전엔 관용이 없는 만큼 술을 마셨다면 운전대를 잡지 않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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