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똑똑하게 만드는 '운동'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내 자식이 공부를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유독 강하다. 아이들은 큰 책가방을 메고 집에 가기 위해 늦은 밤에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 문을 나선다. 한 번이라도 더 듣고 조금이라도 더 오래 책상에 앉아 있으면 무언가 더 배울 것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쉽게 버릴 수가 없다. 그런데 과연 그게 사실일까?

캐나다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학교 정규 체육시간 이외에 하루에 한 시간 더 체육 활동에 참가한 학생들의 성적이 좋아졌다고 한다. 운동은 인지능력을 높이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운동을 통해 지각능력, 주의력, 반응속도 등 인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동기부여가 되며 신체 또한 건강하게 되니 아이들의 인지 발달에 참으로 좋다. 운동을 하더라도 특히 신체의 움직임이 많은 운동이 좋다. 적당히 하는 운동은 학업 수행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운동 강도가 큰 경우에 학업 수행 능력이 좋아진다. 학과 시간을 줄이고 운동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성적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뇌에는 '기억의 저장고'라고 불리는 '해마'라는 영역이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해마'에서는 새로운 세포가 생성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쥐에게 가속도를 주면서 회전 바퀴를 돌리게 하는 어려운 운동 과제를 며칠 동안 수행하게 했더니 '해마'에서 새롭게 생성된 세포가 오랫동안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반면 자유롭게 회전 바퀴를 돌리면서 운동을 한 쥐들은 운동량은 어려운 운동 과제를 수행한 쥐보다 훨씬 많았지만 '해마'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세포의 수는 더 적었다.

영국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에게 운동을 장려한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질 좋은 교육을 시키는 학교일수록 운동에 투자하는 시간이 더 많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운동장에 나와 하키, 축구, 럭비에 이르기까지 격렬한 운동을 하고 오후 수업에 들어가기도 한다. 대학생들에게 클럽활동이나 운동에 참여하는 시간을 주기 위해 일주일에 하루 오후 반나절 수업을 책정하지 않는 학과들도 있다. 그만큼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줄넘기나 달리기까지 과외를 시키는 교육환경이다 보니 부모들은 또 운동학원까지 보내야 하는지 고민된다. 학교에서 체육시간이 많으면 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내 자식이 나이 들어 치매로 고생하는 것을 원하는 부모는 아무도 없다. 우리 아이 두뇌 건강을 위하여 일선 초'중'고등학교에서 체육시간을 충분히 가지도록 학부모들이 오히려 교육부에 요청해야 한다. 내 자식이 더 똑똑해지길 원한다면 말이다.

윤은영 한국뇌기능개발센터(구 한국뇌신경훈련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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