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 당원에 대한 국회의원 영향력 예전 같지 않다

초선의원들 특히 약해 6245명 黨心 오리무중…시장 후보 개별 구애 작전

새누리당 대구시장 경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심(黨心)의 향방과 선거 양상이 예전과 크게 달라 대구시장 출마자들이 초비상 사태에 직면했다. 특히 당심을 좌우할 핵심으로 꼽히는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아 후보들이 구청장과 지방의원들에게까지 구애의 손길을 내미는 등 전방위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경선 레이스는 사실상 당원들의 표 향방에 따라 좌지우지될 전망이다. 선거인단은 대의원 2천500명, 당원 3천745명, 국민선거인단 3천745명 등 총 9천990명이다. 국민선거인단을 제외한 당원만 6천245명에 이른다. 대구의 12개 당협으로 나누면 당협별로 500명 안팎인 셈이다.

이 때문에 각 출마자는 누가 당원 1명의 마음이라도 더 잡느냐에 따라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예비경선(컷오프) 이후엔 공식적인 행사보다는 당원들의 표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활동 모드로 돌입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예전과 다른 양상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위기다. 예전엔 당협위원장인 국회의원의 의중에 따라 해당 당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지만 이번엔 다른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초선 의원이 7명이나 되는 등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조직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곳이 대다수라는 얘기다. 당원마다 국회의원 외에도 '구청장 사람' '시의원, 구의원 사람' 등으로 분산된 데다 대구시장 출마자들에 대한 선호도도 제각각이어서 국회의원의 당원에 대한 영향력이 예전보다 크게 축소됐다는 것이다.

지역 한 정치인은 "초선 국회의원 지역도 그렇지만 중진 중에서도 책임당원이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는 국회의원들이 많다. 시의원, 구의원에게 당원 할당제를 내리다보니 이런 현상이 생겼다"면서 "특히 지난 총선에서 초선 의원들이 너무 많이 당선된 점이 이번 대구시장 선거전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정치권 인사는 "현재 국회의원이 조직을 제대로 장악한 지역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결국 사단 병력이 전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는 사단장(국회의원)의 마음만 잡았다고 안심해선 안 되는 판세다. 대대장(구청장), 중대장(시의원), 소대장(구의원) 모두의 마음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대구시장 출마자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국회의원들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서 당심이 쏠릴 것이라고 확신하다가는 경선에서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로 대구 한 국회의원의 경우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에 비상령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이 국회의원의 한 측근은 "(의원이) 책임당원을 다 몰라 투표율조차 장담하지 못할 정도다. 다른 당협들도 비슷한 상황일 텐데 (국회의원의) 의중이 당원 30~40%에게 전달되더라도 성공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털어놨다.

특히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국회의원과 구청장'시의원'구의원 출마자 간 각을 질 공산이 큰 지역의 경우는 상황이 더 미묘하게 흐르고 있다.

한 시의원은 "공천권 향배에 따라 국회의원과 사이가 틀어질 경우 국회의원의 의중대로 움직이는 광역'기초의원은 드물 것이다. 이탈표가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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