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람싸움에 멈춘 청도 소싸움

공영공사-우사회 대립 경기장 문 못열어,올해 열릴지조차 불투명

'박진감과 스릴 만점, 청도 소싸움 언제 재개될 수 있을까?'

지난해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함성과 탄식이 가득하던 청도 소싸움경기장. 하지만 올해 이곳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청도의 대표 브랜드인 청도소싸움이 개장 협상 난항으로 파행 국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소싸움경기 사업 운영의 두 파트너인 청도공영사업공사와 ㈜한국우사회는 협상 결렬로 지난 2월 15일 소싸움 관객과의 개장 약속을 저버린 데 이어 두 달여 가까이 이권다툼만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청도 소싸움축제는 언제 개최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협상이 장기전으로 들어가자 지역에서는 자칫 올해 경기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협상은 우사회가 갖고 있는 경기장 사용권 잔여 기간(29년 5개월)에 대한 장기 협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두 기관 모두 앞으로의 사활이 걸려 있다며 한 치도 양보 없는 일전을 벌이고 있다.

공영공사는 이번 협상을 통해 경기장의 안정적인 운영과 갬블경기사업 성장을 위한 장기적인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우사회는 적자 해소와 실투자비 회수를 위해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개장한 청도소싸움장은 국내 유일의 소싸움 갬블경기를 선보이며 흥행과 인기몰이에 나섰다. 특히 비슷한 소싸움대회를 개최하는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개장 이후 3년간 관객이 매년 늘고, 우권 매출도 가파르게 늘면서 소싸움경기는 지난해 우권매출액 195억원, 관객 100만 명 돌파라는 성적을 남겼다. 올해 시즌 전망에 청신호가 켜지며 수년 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었다.

소싸움장을 자주 찾는다는 박경일(51) 씨는 "경기장의 안정과 지역발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익 좇기에만 매달리는 두 기관의 근시안적 안목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하루빨리 소싸움이 열려 청도 경제가 번성하는 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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