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선거 무공천'을 매개로 민주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한 안철수의 새 정치는 결국 '기호 2번'이라는 현실적 이익 앞에 40일 만에 폐기되는 정치쇼로 끝났다. 구태 정치의 청산을 바라며 '안풍'(安風)을 일으켰던 유권자들의 염원은 철저하게 유린당했다. '신뢰 정치'의 새 판을 짜기 위해서는 죽음도 불사하는 결기로 구 정치권과 결전을 벌이며, 지지층을 확대해나가기를 기대했던 무당파 내지 '새 정치 마니아'들은 '필사즉생'(必死卽生)의 투쟁성과 결단을 보여주지 못한 '겁쟁이 안철수'에 의해 설 땅을 잃었다.
이제 안철수에게 새 정치는 없다. 실상은 모호해도 기성 정치판을 긴장시켰던 '안철수의 새 정치'는 매장됐다. 안철수'송호창 단 2석의 초미니 새정치연합이 126석의 거대 야당 민주당과 당 대 당 연합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한 명분인 기초공천 폐지는 '불공천 실천'이라는 헛바퀴만 돌리다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공약을 파기했다고 새누리당을 향해 퍼부었던 비판도, 대선공약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서 사과를 요구하며 난데없이 청와대를 찾아가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던 이벤트도 다 '기호 2번'을 다시 달기 위한 정치쇼에 지나지 않았다.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된 구태 정치를 뺨치는 안철수식 새 정치의 진면목을 보게 된 유권자들은 허탈하다.
호랑이를 잡으려 하다가 호랑이는커녕 털만 다 태우고 나온 초라한 안철수가 신뢰를 지키지 못한, 약속을 저버린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느냐 마느냐의 결과는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6'4 지방선거가 끝나면 바로, 안철수는 진퇴를 결정해야 한다.
비록 새누리당이 앞서고 새정치민주연합이 뒤따라 '기초선거 무공천'을 뒤엎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같은 룰로 기호 1번과 2번의 당 대 당 심판을 받게 됐다지만, 안철수의 헛발질은 더 심했다. 대선 과정에서 여야 대통령 후보 모두가 '표심 포퓰리즘'에 휘둘려 내건 기초선거 무공천은 정당정치에 어긋나고 부작용 또한 만만찮다며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비난을 각오하고 '불공천 폐지'를 밀었다. 비판을 감수하겠다는 것이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사과도 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김한길 대표와 함께 정치쇼도 하고, 욕까지 하다가 새누리당의 결정을 따라갔다. 득표를 위해 유권자들의 새 정치 염원을 초개처럼 버렸다. 정치판에 뛰어들어서도 실패가 두려워 간만 보는 안철수의 허울뿐인 새 정치의 바닥을 보니 허무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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