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청도 소싸움 개장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소싸움의 새로운 성공신화를 이루어낸 청도 소싸움이 운영기관의 이권다툼으로 개장이 자꾸만 늦어지면서 관광객과 지역민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박진감과 스릴 넘치는 소싸움에 관객의 함성과 탄식이 가득하던 경기장엔 적막감만 맴돌고 있어 청도의 이미지 추락은 물론 지역 경제에도 적잖은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청도 소싸움경기장이 당초 개장 일정을 2개월 가까이 질질 끌면서 소싸움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청도공영사업공사와 ㈜한국우사회의 지루한 대립과 갈등 때문이다. 경기장 사용료와 위'수탁 업무 등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소싸움장 개장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갈증과 불만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싸움을 보고 싶은 관광객들은 "이러다가 올해 경기는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며 원망스런 눈길을 보내고 있다. 청도지역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소싸움을 보러온 수십만의 관광객들로 호황을 누리곤 했는데, 올봄은 음식점이며 숙박시설이 한산하기 그지없다. 소싸움경기장 개장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도 제로 선에 머물고 있고, 싸움소를 기르는 60여 명의 우주(牛主)들도 잇단 한숨을 토해내고 있다.

2011년 9월 개장한 청도 소싸움장은 국내 유일의 소싸움 갬블경기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개장 3년 만인 지난해에는 관객 100만 명, 우권매출 195억 원을 돌파하며 유사한 소싸움대회를 여는 타지역의 부러움을 샀다. 청도군은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과 함께 대표 관광콘텐츠인 소싸움을 극장판 3D애니메이션 '변신 싸움소 바우'로 제작해 개봉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모처럼 명물 소싸움으로 자리를 굳힌 청도 소싸움의 흥행이 운영기관의 이권싸움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

소싸움경기장의 안정적인 운영과 지역 발전을 고려해서 공영공사와 우사회는 실현 가능한 협상안을 제시해 타결을 이끌어내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애초 경기 시행자였던 청도군과 지역의 기관단체도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 더 이상 청도 소싸움의 이미지 손상과 경제적 손실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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