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심리학자인 에릭 존슨과 댄 골드스타인은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 의사를 조사한 바 있다. 결과는 거의 모든 나라의 장기기증 동의 비율이 10% 선 아니면 90% 이상에 몰려 있었으며 그 중간 수치를 보인 나라는 없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언어도 같고 민족 구성도 거의 동일한 A나라와 B나라가 12%와 99.9%로 극과 극을 달렸다는 사실이다.
컬럼비아대 학생들에게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 추론해보라고 했더니 대답은 그야말로 백가쟁명(百家爭鳴)이었다. "한 나라는 세속적이고 다른 나라는 종교적이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의술이 많이 발달해 장기이식 성공률이 높을지도 모른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사고사 비율이 높아 사용 가능한 장기가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는 사회주의적 문화가 강해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다른 나라는 개인적 권리를 더 가치있게 여길지 모른다" 등등.
그 두 나라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였다. 학생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사고방식과 기질에서 차이가 거의 없는 두 나라 국민이 장기기증 동의 비율에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학생들은 그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지만 무언가 대단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유는 극히 단순했다. 기본선택을 따르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지만, 반대선택을 따르면 반대선택을 했다는 응답을 우편으로 다시 보내도록 했던 것이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에 부여한 기본선택은 장기기증자가 '되겠다'는 것이었던 반면 독일은 '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보여준 극단적인 차이는 바로 이 같은 묻는 방식에 그 비밀이 있었다. 즉 우편으로 응답서류를 보내고 안 보내고에 따른 사소한 번거로움의 차이가 독일 사람을 장기기증에 부정적인 국민으로, 오스트리아 사람을 적극적인 국민으로 만든 것이다. 이런 결과는 유럽 전체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기초선거 무공천 여부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전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가 '무공천 철회'로 결론이 났다. 설문 문항의 내용 자체가 '공천=정당' '무공천=불공정'을 암시하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의도했던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결과에 대해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것이 국민과 당원의 뜻이라면 따르겠다"고 했다. 이 역시 예견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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