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통사고 재연 '마디모' 실제 적용 논란

나이롱 환자 쉽게 판별 알려져…SNS 통해 운전자에 급속 확산

교통사고 상황을 재연해 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마디모'가 운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교통사고 시 피해 정도를 과장해 합의금을 부풀리려는 '나이롱 환자'를 만나면 경찰에 마디모 프로그램을 의뢰하라"는 메시지가 최근 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마디모는 사고 당시 차량이나 인물의 이동 방향, 속력, 각도 등의 데이터를 입력해 충격 여부와 충격 위치 등을 알려준다. 서행 중이던 차량의 사이드미러에 피해자가 부딪히는 등 가벼운 접촉사고 시 피해 정도를 명확히 판단할 수 없을 때 주로 쓰인다.

경찰은 '나이롱 환자'들이 사고 때 증거를 남기지 않는 만큼 마디모 결과를 증거로 제시하면 대부분 꼬리를 내린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덧붙인다. 경찰은 마디모가 "정답이 아니라 좀 더 정확한 조사를 위한 근거를 추가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마디모가 사람과 상황마다 다르게 발생할 수 있는 변수까지 반영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경찰과 국과수는 마디모 결과를 '상당히 정확한 것'으로 봤다. 마디모 테스트에서 '피해자 충격 없음'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고통이나 의사의 진단을 과장 또는 거짓이라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피해자가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하고 증거를 제출하는 등 반발이 잇따르자 경찰과 국과수는 '마디모를 정답으로 여기지는 말자'는 결론을 내렸다. 마디모 결과가 환자의 아픔과 반드시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이다. 현재 국과수는 마디모 결과 보고 시 충격 여부와 부위만을 알릴 뿐, 충격의 정도까지 명시하지는 않는다.

이홍석 국과수 공업연구관은 "실험 결과 충격 발생 가능성이 작더라도 환자는 고통을 느낄 수 있다. 놀람'스트레스 등의 영향도 신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SNS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사고 관계자가 마디모 조사를 요구한다고 해서 반드시 이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고 담당 조사관은 사고 정황상 피해가 가벼울 가능성이 매우 큰데도 피해자가 억지를 부린다고 판단될 때 마디모를 의뢰한다.

대구경찰청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마디모 덕분에 나이롱 환자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마디모를 '합의금을 낮추거나 없애기 위한 수단'이라 생각하면 곤란하다"며 "사고 때는 블랙박스 영상 등 사고 정황을 기록한 자료가 경찰조사에서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키워드=마디모(Madymo, Mathematical Dynamic Models)란 국과수가 교통사고 상황 등을 재연하는 데 이용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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