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회' 김희애 유아인 더 애절해지고 더 세지고 더 두근두근?
연일 화제를 모으는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제작 드라마하우스, (주)퓨쳐원) 이 제2막에 들어섰다.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던 예술재단 기획실장 오혜원(김희애 분)이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살아가던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 분)와 급작스럽게 불같은 사랑에 빠지면서 가식과 허영으로 세워졌던 유리성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진정한 행복을 모르고 살았던 혜원이 젊은 시절 순수했던 자신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선재와의 만남을 통해 자아를 발견해가면서 파국에 다가가고 있는 것. 겉모습은 평온했지만 속은 욕망의 전쟁터 같았던 그의 삶이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혜원과 선재의 불같은 사랑으로 인해 더 이상 은밀하지 않고 속살이 까발려져가는 '밀회'의 제2막 관전 포인트를 짚어보았다.
▲언제 수면 위로 올라오나=이 세상에 비밀은 더 이상 없다. 자신들이 숨기려 하면 할수록 열정은 더 깊어질 것이고 세상 사람들은 묘한 분위기를 금세 눈치 챌 것이다. 8회까지 혜원과 선재의 사랑을 알아챈 사람은 남편 강준형 교수(박혁권 분)밖에 없다. 6회에 두 사람이 포옹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그러나 '중2병 남편'이란 별명답게 그 사실을 직면하기 겁내며 고민에 빠져 있다. 또한 예술재단 부대표로 올라선 혜원을 향한 시기어린 눈빛들도 빈틈을 수시로 찾고 있다. 동물적인 감각의 소유자인 선재의 여자친구 박다미(경수진 분)가 언제 낌새를 눈치 챌지도 관심거리.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서 20살 어린 남자와의 로맨스란 쉽게 용납되지 않는 일. 더군다나 혜원은 '쇼윈도 부부'지만 엄연히 유부녀다. 선재와의 사랑이 공개되면 이제까지 쌓아온 사회적 업적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지면 질수록 파국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두 사람 앞으로 다가오는 시련의 강도가 얼마나 셀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연 누가 총대를 메고 비밀을 공개할까=시청자들은 누가 두 사람의 사랑을 세상에 공개할지 궁금해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사람은 역시 강준형과 박다미다. 강준형이 두 사람의 은밀한 관계를 알면서 모른 척하는 이유는 성격이 유약해서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욕망 때문이다. 아내 혜원은 교수로서 실력이 다소 부족한 자신의 학내 위치를 지켜주는 발판 역할을 담당한다. 천재 피아니스트 선재는 자신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줄 보물 같은 존재. 좌청룡 우백호 같은 두 사람의 사랑은 크나큰 충격이자 자신의 사회적 생명에 큰 위협을 가할 사건이다. 그러면서도 아무리 소중해도 자신의 위치에 위협이 되면 충분히 버릴 수 있다. 준형이 위험을 자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다미도 두 사람의 사랑에 큰 위협이다. 현재 선재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보내고 있지만 아무런 결실도 없다. 사랑이 애증으로 바뀌는 건 순간. 더군다나 20살 많은 아줌마가 자신의 사랑을 차지했다는 건 '일진' 출신 다미의 자존심을 건드릴 만하다 화장실에서 유라(진보라 분)를 위협했던 '껌 씹던 언니' 다미가 혜원의 머리채를 잡는 것도 불가능한 상상은 아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혜원이 근무하는 서한예술재단 내 세력다툼이다. 혜원이 '3중 첩자'란 소리를 들으며 뒤치다꺼리를 맡고 있는 한성숙(심혜진 분)과 서영우(김혜은 분)의 세력싸움에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혜원의 눈에서 눈물샘이 마르지 않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가 아직 앞길 창창한 선재가 상처받지 않게 보호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 사회 계급 대립='밀회'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더욱 사로잡는 건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계급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네 가지 계급이 등장한다.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최상위 계층인 '로열 패밀리' 서회장네(김용건 분) 가족, 재벌가를 발판으로 중산층에서 상류층으로 점프를 시도한 혜원과 준형 부부, 교수 직분에만 열중하는 성실한 가장 조인서 교수(박종훈 분)와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는 김희애 비서(장소연) 같은 중산층, 아무 것도 없는 선재와 다미, 장호(최태환 분) 같은 하류층으로 나뉜다.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감독의 2000년작 '아줌마'와 2012년 '아내의 자격'처럼 극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우리 사회의 '계층간 대결'이 본격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극중 인물 모두 현재는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어느 누구도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한성숙과 서영우는 모든 걸 가졌지만 더 가지지 못해 늘 불행하다. 혜원은 명품으로 온몸을 휘감고 비싼 집에서 력셔리한 삶을 살지만 사실 아무것도 자기 것이 아닌 속빈 강정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오히려 선재와 다미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도 하고 싶은 말 다할 수 있고 떳떳하다. 돈이 주인이 아닌 '자기 자신'이 주인인 삶을 살고 있는 것.
정작가와 안감독은 이들 계층 대립을 통해 우리 시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는다. 혜원이 자신 삶의 주인이 돼가는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그려질 전망이다.
▲해피 엔딩일까? 비극일까?=시청자들은 혜원과 선재의 사랑을 응원하면서도 이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지만 연상연하 커플도 한계치가 있다. 스무살 차이란 나이는 아무리 열려 있는 사고를 가졌다고 해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 혜원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재의 미래를 위해 이별을 선택하고 현재의 안정된 삶을 유지할지, 아니면 파격적인 소재만큼 두 사람이 모든 장애를 뛰어넘어 사랑을 이루는 파격적인 결말을 맞을지, 아니면 모든 걸 떠나 '홀로 서기'를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혜원과의 사랑을 통해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하는 선재의 성장기도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하다.
해피엔딩 여부는 정작가와 안감독의 전작 '아줌마'와 '아내의 자격'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주인공들이 주변 인물들에 의해 시련을 받다가 자아를 찾는 행복한 결말을 맺었다. 혜원이 전작처럼 환한 미소로 드라마를 끝낼 수 있을지 결말이 주목된다.
또한 전작들처럼 권선징악적인 요소를 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 혜원과 선재를 위기에 빠뜨릴 서회장 가족 등 주변인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혹독한 결말을 맞아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할지도 지켜볼 만하다.
뉴미디어부 maeil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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