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호동락] 스쿠버다이빙-중성부력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는 중성부력…벨트·부력조절기로 유지

스쿠버다이빙에서 부력의 원리는 중요하다. 돌멩이처럼 가라앉은 상태를 음성부력, 나무처럼 둥둥 떠 있는 상태를 양성부력,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고 물 중간에 떠있는 상태를 '중성부력'이라고 한다. 부력은 뜨는 힘이라고 간단하게 말할 수 있으나 학술적으로 정의하면 어떤 물체가 물속에 들어갔을 때 그 물체가 밀어내는 물의 무게만큼의 뜨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말한다. 똑 같은 물체가 똑 같은 부피의 물을 밀어내더라도 물의 무게가 다르면 부력도 달라지는 것이다. 염분이 많은 사해에서 사람이 둥둥 뜨는 비밀이 여기에 있다.

민물보다 바닷물이 더 부력이 세다는 것은 바닷물이 무게가 더 나가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민물 수영장에서 잠수를 할 때 잠수복의 부력 때문에 납 벨트를 차게 되는데, 8kg 정도를 차고 중성부력이 잘 유지되었다면 바다에 갔을 때 똑 같은 무게의 납벨트를 차고 잠수하려고 하면 양성부력 때문에 입수할 수가 없다. 바닷물이 민물보다 무거워 더 큰 부력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체격과 잠수복의 두께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kg 정도 더 추가해야만 중성부력에 이를 수 있다. 반대로 바다에서 10kg 정도의 납벨트가 적당한 무게였다면 민물에서 잠수할 때는 상대적으로 부력이 약하기 때문에 2kg 정도를 빼주어야 한다.

잠수를 시작하기 전이나 후는 조끼처럼 생긴 부력조절기에 공기를 넣어 양성부력 상태를 만들어야 하고 물 밑으로 내려갈 때는 약간의 음성부력, 상승 중이나 물속에서 활동할 때는 중성부력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중성부력 상태에서는 숨을 들이쉬면 몸이 서서히 떠오르고 숨을 내뱉으면 서서히 가라앉는 상태가 된다. 초보자의 경우 이 중성부력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중성부력을 잘 유지하는 비결은 적절한 양의 중량벨트와 부력조절기의 공기의 양과 호흡을 균형있게 잘 유지해야 한다. 적절한 무게의 중량벨트를 차고 공기를 넣으면 뜨고 공기를 조금씩 빼내면 가라앉는 정도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이다.

수심에 따라 부력이 변하기 때문에 중성부력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적절한 훈련을 거치면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것처럼 중성부력 또한 숙련되면 어렵지 않다. 중성부력은 매력적이다. 호흡을 내쉬면 가라앉고 들이쉬면 서서히 떠오른다. 완전한 무중력의 상태에서 오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중성부력의 상태에서는 호흡만으로 물 중간에 떠 있을 수 있는데, 장비착용법이 올바르고 몸의 균형이 잘 맞으면 스님들의 참선자세로도 물중간에 계속 떠 있을 수 있다.

스쿠버다이버들은 이 중성부력 기술은 필수적이다. 물 중간에 떠있을 수 없다면 해저의 생물들과 부딪쳐 환경을 파괴할 수 있고 자신이 다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잠수가 끝나면 수심 5m에서 안전감압정지라는 것을 하는데, 수심 5m에서 3~5분간 떠 있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중성부력 기술은 꼭 필요하다. 물속에서 활동할 때 떠오르려는 힘과 가라앉으려는 힘이 작용하면 물속을 구경하기 힘들다. 동굴이나 난파선 등 특수한 곳을 유영할 때 바닥의 부유물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양성부력인 상태로 오리발을 아래로 차는 방법도 있지만 상당히 체력을 필요로 한다. 잠수를 시작하면 보통 물위에서 양성부력으로 떠 있다가 부력조절기의 공기를 빼고 음성부력으로 서서히 하강하다가 해저바닥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 부력조절기에 공기를 불어넣어 해저 바닥 위에 정확히 떠있을 수 있는 기술이 돼야 안전한 물질을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바다와 인간이 하나가 되고 무중력의 거대한 푸르름이 눈에 들어온다.

고경영(스쿠버숍 '보온씨테크' 대표)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