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5차산업단지에 있는 ㈜나이스맥은 자동차부품 업체의 설비 중 하나인 'CNC와이어밴딩기'를 국산화해 수입국이었던 일본에 역수출하고 있다. 회사는 설계와 시스템을 각자 담당하는 두 공동대표의 기술 시너지 효과로 해외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CNC의 틈새 '밴딩'
나이스맥의 모체는 1997년 설립된 '최선정밀'이다. 공동대표인 박태규 대표가 자신의 회사 최선정밀에서 나이스맥을 창업했다. 30년 넘게 기계설비를 개발하는 일을 해왔던 박 대표는 엔지니어 분야에서 자신의 경험과 감을 믿었다. 그는 "우연히 거래 업체를 방문했다가 창문 너머로 일본 와이어밴딩 제품을 봤다"며 "새로운 기계설비를 구상하던 중에 와이어밴딩 기계를 보고서 '이거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박 대표는 2005년 CNC와이어밴딩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처음 국산화를 이룩한 뒤 2007년 지금의 나이스맥을 설립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CNC 밴딩기는 국내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컴퓨터에 의한 수치제어로 축을 움직여 제품을 만드는 공작기계)에서도 타고난 틈새시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금형이나 주조 없이 와이어를 일정한 각도와 모양으로 휘어지게 하는 자동화 기계이기 때문에 수요처는 일정한 반면 설비를 만드는 곳은 몇몇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독일 제품이 주를 이루던 시기였기 때문에 처음으로 국산화를 이뤄낸 나이스맥의 제품은 국내에서 큰 반응을 일으켰다. 박 대표는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은 3분의 1이지만 품질은 90% 이상 따라갔다"며 "독일제품과 비교해도 비슷한 품질에 가격은 5분의 1이어서 많은 업체가 우리 제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나이스맥의 장비는 가격이 저렴한 것은 물론 공동대표인 김환탁 대표의 프로그램 기술 덕분에 다양한 작업을 컴퓨터 조작만으로도 할 수 있어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이 같은 강점을 앞세워 나이스맥은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서서히 영역을 넓혀 나갔다. 현재 나이스맥의 제품은 전 세계 소형자동차 내장파트에 장착되는 부품인 시트, 헤드레스트, 연료배관부 등의 부품을 90% 생산하고 있다.
◆선진국보다 나은 제품
나이스맥의 설비는 불량률이 낮아 업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회사 측은 "우리 제품은 잦은 교체 없이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낸다"며 "국내보다도 해외 시장에서 더 인정을 받고 있는 장비로 이미 일본, 미국, 터키, 중국 등 해외 여러 국가로 수출되고 있는 제품이다"고 말했다.
나이스맥의 CNC 와이어 밴딩 머신은 기존 제조국인 일본에서도 반응이 좋다.
나이스맥의 또 다른 경쟁력은 파이프밴딩기, 스프링포밍기도 자체 기술력으로 설계'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와이어밴딩이 일반 철근을 휘게 하는 설비인 반면 파이프밴딩은 속이 비어 있는 파이프를 알맞게 변형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만큼 정밀성이 요구된다. 특히 스프링 형태로 감아내는 스프링포밍기는 해외 제품보다 기술력이 높지만 가격은 더 저렴하다.
각각 설계와 프로그램 전문가인 두 공동대표는 고객이 요구하는 장비의 스펙을 곧바로 맞추는 것은 물론 오류를 잡아내 수정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이러한 점이 고객들에게 큰 신뢰를 준다.
생산기술뿐 아니라 영업 면에서도 나이스맥은 다른 업체들보다 한발 앞선 전략을 펼친다. 중국과 독일, 시카고 등 해외 전시회에 꾸준히 참석할 뿐 아니라 해외 시장 관리 차원에서 현지 대리점이 전시회에 참가해 바이어를 확보하려 할 경우 회사가 경비 50%를 지원하고 있다.
박 대표는 "수출전담팀을 꾸리고 있으며 팀원은 각각 영어권(2명)과 중국(1명), 일본(1명)을 담당하고 있다"며 "꾸준한 관리로 해외에서도 인정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나이스맥은 지난해 내수보다 수출이 더욱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해외 바이어 리스트 제공에서부터 전시회 정보 등 다양한 수출길을 마련해줬다"며 "내수와 수출을 적절히 확장하면서 5년 만에 회사 매출이 130억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또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도 유관기관의 도움으로 수출 시장 확보를 위해 전시회장에도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CNC 파이프 밴딩기, CNC 스프링 포밍기 사업까지 확장해 영업활동에 매진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 9개국에 독점 에이전트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자동차 산업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설비 확대에 따른 수주량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A/S 요구가 적어 전담팀을 두지 않았지만 향후 직원을 뽑아 A/S 분야도 추가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제품고장이 적어 A/S가 거의 필요하지 않았지만 수출 부문에서 좀 더 강점을 가지기 위해 이를 고려 중이다"며 "항상 더 나은 제품을 고객들에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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