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편안함이 내일의 나를 죽인다면…' 『편안함의 배신』

편안함의 배신/마크 쉔'크리스틴 로버그 공저/김성훈 옮김/위즈덤하우스 펴냄

세상은 갈수록 편해지고 있는데 우리는 왜 불편함을 더 느낄까? 편지 한 통 붙이고 답장을 받자면 일러야 일주일을 기다리던 세월은 끝나고, 휴대전화와 e메일로 더욱 빠르고 쉽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데, 왜 더 소통이 안 된다고 여기는 것일까.

100리(40㎞)를 걸어가자면 부지런히 걸어도 꼬박 한나절을 걷던 시절이 불과 40년 전이다. 이제는 30분만 자동차를 타고 가면 되는 거리인데도 우리는 옛날보다 더 불편을 느낀다. 종일 100리를 걸으면서도 불평을 하지 않던 사람들이 자동차로 30분을 달려가는 동안 길이 조금만 막혀도 짜증을 낸다.

이 책 '편안함의 배신'은 편리한 것들이 점점 넘치는 세상에서 우리가 얼마나 불편에 취약해지고, 나약한 존재가 되었는지 세세하게 지적한다. 현대인들은 즉각적으로 불편을 해결하지 못하면 거기에 적응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엇인가 끔찍한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느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은 쉽게 항우울제, 진통제, 수면제, 항불안제 같은 약물에 의존한다. 그 결과 중독에 빠질 위험이 커졌고, 인간관계에서 장애를 겪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사람은 불편을 느끼면 스트레스, 염증, 세포노화, 유전자의 발현 방식 변화 등을 겪고 이런 현상은 신체에 생화학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불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삶이 불행해질 뿐만 아니라 초라하게 늙어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은이는 '불편을 완전하게 없앨 수는 없으며, 궁극적으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불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불편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방법과 더불어 불편을 힘의 원천으로 사용하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를 소개한다.

이 책의 주장을 짧게 정의하면 '원시시대에는 편안을 추구하는 것이 생존을 확보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편안함이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는 불편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고, 불편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강한 생존력을 기르는 것이다'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의 편안함이 내일의 나를 죽인다!'는 지은이의 주장을 체화할 수 있다면 건강과 행복에 도움이 되겠다.

320쪽, 1만5천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