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영화] EBS 세계의 명화 '비스트' 19일 오후 11시

세상의 끝, 남쪽에 위치한 '욕조섬'은 남극의 눈이 녹으면 육지로 물이 차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쌓아놓은 제방의 바깥에 위치하고 있다. 그들의 사는 곳은 물이 가득 차있고, 언제 죽을지 모를 '죽음의 땅'과도 같은 곳이다. 그 섬 사람들은 문명을 뒤로 하고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삶을 살아가고 는데, 이곳에는 오래 전부터 전해져 오는 전설이 있다. 우주의 균형이 깨어질 때 선사시대 빙하기 단단한 얼음에 갇혀버린 '오록스'가 깨어난다는 것이다. 문명화된 삶을 거부한 채 삶을 살아가는 강인한 생명력의 가치를 믿는 그들에게 '오록스'는 문명으로부터 파괴되지 않도록 지켜야하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

주인공 어린 소녀 '허쉬파피'의 병든 아버지는 이 섬에서 홀로 살아가야 하는 딸이 살아남는 법을 익히도록 혹독하게 가르친다. 하지만 허쉬파피는 그런 아버지에게 하루하루 불만이 쌓여가기만 한다. 욕조섬 사람들에게 하나의 퍼즐처럼 견고했던 우주는 아버지와 딸의 싸움, 자연을 거스르는 인간들을 통해 조금씩 균열이 생긴다. 다시 조각을 맞추려 제방을 부셔버리기도 하지만, 오록스가 깨어나게 되고, 욕조섬은 쏟아지는 폭우로 침수될 운명에 처한다.

벤 제틀린 감독은 세상 끝에서 아버지를 잃은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더 이상 삶이 지속될 수 없는 공간 속에서 희망과 기쁨을 잃지 않으면서 어떻게 이겨낼 힘을 찾아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했다. 사형 선고와도 같은 위기의 순간을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물음을 던져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65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카메라 드오르상과, 선댄스 영화제에서 드라마 부문 심사 위원 대상을 수상했으며,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TOP 10 2위에 선정됐다. 이 작품은 벤 제틀린 감독의 장편 첫 데뷔작으로 현재 그는 가장 촉망받는 신예감독으로 떠오르고 있다. 러닝타임 9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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