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명이 물속에 갇힌 매우 급한 상황을 가만히 앉아서 볼 수 없었습니다."
대구의 재난구조 특전예비군들이 세월호 침몰 실종자 수색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대한민국특전동지회 재난구조협회 특전예비군 대구시지부 회원 30여 명은 대구에서 진도까지 360㎞를 4시간여 걸려 도착했다. 18일 선발대 3명이 먼저 와서 천막을 치고 장비를 설치했다. 나머지 32명은 전세버스를 타고 다음날 오전 7시쯤 진도에 왔다.
이들은 도착 1시간 뒤 사고현장 후방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 수면 20m 아래까지 내려가 실종자를 찾았다. 4명 1개조로 모두 16명이 물에 들어가 사투에 가까운 수색을 벌여, 2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구명조끼를 입은 학생들이었다.
작업은 쉽지 않았다. 물속이 뿌옇게 흐려서 손을 뻗으면 끝이 겨우 보일 정도였다. 조류가 거세지면서 바닥의 뻘이 일어나 시야가 흐려졌고, 파도가 더 높아져 수색이 힘든 상태가 됐다. 막막한 바닷속을 헤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0~15분 남짓이었다. 산소통을 40분 동안 사용할 수 있지만 물에 들어가는 시간과 나가는 시간을 빼면 작업시간은 많지 않다.
지금 실종자를 찾지 않으면 나중에 더 찾기 어렵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홍재호 대구지부장은 "앞으로 빠른 유속 때문에 물속 시신이 어디까지 흘러갈지 모른다"며 "몇㎞까지 물속에서 흘러가 떠오르면 찾기가 무척 힘들다"고 했다.
이들은 물살이 센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더 가라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의 하중과 조류로 인해 바닥의 모래가 파이면서 배가 완전히 침몰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수색은 물론 인양에도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
선친의 49재(20일)인데도 진도를 찾았다는 홍 지부장은 "대구에서도 많은 자원봉사자가 와서 손을 보탰으면 한다"며 "특전예비군들도 다음 주는 물론 현장이 마무리될 때까지 주말을 이용해 계속 수색에 참여할 계획이다"고 했다.
진도에서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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