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野 닮음꼴 두 후보 "대구 미래 맡겨주세요"…권영진·김부겸 정책대결

경제 살리기·일자리 창출…역동적 대구

권영진 예비후보

6'4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는 권영진 새누리당 예비후보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 간 양자 대결로 사실상 치러지게 됐다. 대구의 미래와 비전을 두고 한 판 대결을 벌일 여야 유력 두 후보의 장점과 경쟁력, 핵심 공약, 선거 전략 등을 살펴봤다.

◆장점과 경쟁력

권영진 후보는 6'4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 선언 이후 줄곧 '변화'와 '혁신'을 입에 달고 살았다. 출마 선언문에서도 그는 "대구경제를 살리고 대구의 자부심을 다시 세워달라는 민심을 많이 느꼈다. 대구를 젊고 역동적인 도시로 혁신해 달라는 갈망의 부름에 대구시장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변화와 혁신, 신선함을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대구 사회를 옭아맸던 기성 정치권에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로 스스로를 내세웠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대구가 현재 처한 상황에서 변화와 혁신은 절체절명의 과제"라면서 "퇴행적이고 파괴적인 변화가 아닌 미래로 나아가는 창조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은 권 후보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후보의 또 다른 강점은 대중성과 서민성이다. 대화와 소통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선 기간 수차례 치러졌던 신문 및 TV토론에서 권 후보의 논리를 갖춘 언변은 시민들에게 다가왔다는 평이다.

◆핵심 공약

권 후보가 내세우는 핵심 공약은 '3355 일자리창출'로 요약된다. 대구시장 재임 동안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 3개사 유치 ▷중기업 300개 육성 ▷중견기업 50개 증강 ▷일자리 50만 개 창출 등의 의미가 내포됐다.

권 후보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적 혁신 인재 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원스톱 일자리센터'를 시장 직속기구로 만들겠다"면서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 육성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고, 사회적 경제 관련 기업성장 지원과 창조적 혁신 인재 교육을 이수한 청년에 대해 수도권 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해소해주는 '창조적 혁신 인재 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특히 대구가 살기 위해서는 경제를 살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보고, 국가산업단지와 테크노폴리스에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 유치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파격적인 경제적'행정적 서비스를 갖추고 전 세계로 뛰어다닐 생각"이라며 "대기업 유치가 안 되면 4년 내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은 공염불이 될 수 있다.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선거 전략

권 후보가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된 순간 지역 정가에서는 맞상대인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의 유사성 얘기가 많이 나왔다. 그만큼 두 후보는 변화와 혁신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권 후보는 "김부겸 후보는 간단한 상대가 아니다. 우선은 대구의 혁신과 변화를 위해 함께 경쟁을 펼쳐나가겠다"면서 "하지만 발전적, 미래지향적 혁신으로 가려면 김 후보가 가지고 있는 커리어와 경험보다 내가 더 적임이라는 인식을 대구시민들에게 심어주는 전략을 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대구는 굉장히 힘든 위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에 시장 자리를 넘겨준다는 것은 오히려 퇴보를 가져올 수 있다"며 "여당의 혁신 후보에게 맡겨 대구를 이끌고 나가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다양한 정책대결을 통해 대구시민들에게 심어주겠다"고 말했다. 또 "주위에서 김 후보와 이미지가 오버랩된다는 평이 있다. 사실 김 후보가 갖고 있는 혁신성'서민성'대중성 등은 나도 다 가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전문성과 정치적 경험, 그리고 여당 후보로서의 강점은 김 후보가 가질 수 없는 점"이라고 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김부겸 예비후보

◆장점과 경쟁력

김부겸 후보는 인물 경쟁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수도권 3선 국회의원 출신에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화려한 이력, 대선주자급으로 분류되는 정치적 영향력과 위상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소통과 친화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국회의원들과 호형호제하며 지낸다는 것이 캠프 측의 설명이다. 이런 친화력은 시민과의 소통에서도 발휘된다.

캠프 관계자는 "김 후보를 만나본 사람들은 그에게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대구 출마를 선언한 지 두 달 만에 치러진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40.4%의 득표력을 보여준 것도 소통과 친화력을 통한 표의 확장력을 보여준 것이란 풀이다.

변화와 혁신의 이미지도 경쟁력으로 분석된다. 지난 20년간 침체된 대구 경제와 추락하는 대구의 위상을 보면서 대구시민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욕구에 김 후보가 가장 부합한다는 것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야당이며 젊고 개혁적인데다 합리적이라는 이미지까지 가지고 있다"고 내세웠다.

◆핵심 공약

김 후보는 현재까지 공약을 종합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대신 적절한 기회를 활용해 하나둘씩 공약을 발표해 여론의 관심을 유도하고 주목도를 높이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김 후보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을 약속했다. 경북도청 이전터에 박정희컨벤션센터를 건립해 영남과 호남의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또 선거사무실 개소식 연설에서는 남부광역경제권 구축과 남부권 신공항 건설 추진 공약을 발표했다. 남부권 신공항 건설로 경제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며 국토 균형발전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후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 19주기를 맞이해 '생명과 안전의 도시' 공약을 약속했다.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안전과 생명의 도시를 위한 시민위원회'를 출범시켜 시민과 함께하는 재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난 구호 시스템을 현장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민의 기본생활권(Daegu Minimum, 시민복지기준 수립) 확보 공약도 내놓았다. 시민으로서 안정된 삶을 보장하고,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대구형 기초보장제'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선거 전략

김 후보의 핵심 전략은 '야당시장=김부겸 대박론'이다.

대구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여야의 협조가 필요하고, 지역 출신 대통령에 야당시장이 탄생하면 지금까지 대구 발전의 장애요인이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야당 출신이 시장이 되면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발등에 불 떨어진 듯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하게 할 수 있고, 새누리당 중앙당도 텃밭이라고 여기고 찬밥 취급했던 대구의 발전을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 지역 현안인 K2 공군기지 이전, 남부권 신공항 등이 한꺼번에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는 "김부겸 시장은 일석삼조이고, 대박"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전략의 또 다른 한 축은 화해와 상생론이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상생과 화해가 필수적이고, 대구에서 김 후보가 당선되면 화해와 상생의 길이 열린다고 했다. 박정희컨벤션센터를 건립해 김대중컨벤션센터와 교류하겠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호남을 포괄하는 남부광역경제권 추진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김 후보를 대선주자급 정치인으로 인식시키면서 여당 후보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도 포함됐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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