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의 기준은?
과거 서른 살이 넘으면 노처녀로 분류되었지만 지금의 서른 살은 결코 노처녀가 아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을 반영하듯 드라마 또는 영화에 등장하는 노처녀 나이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여성들의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드라마'영화 속 싱글 여성의 나이도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첫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마녀의 연애'는 자칭'타칭 마녀로 통하는 노처녀 반지연과 그녀에게 느닷없이 찾아온 산타 같은 연하남 윤동하의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엄정화는 마흔이 되는 것이 두려운 서른아홉 살 노처녀역을 연기하고 있다.
이에 앞서 엄정화는 올 2월 개봉한 영화 '관능의 법칙'에서 40대 골드미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관능의 법칙'은 엄정화를 비롯해 조민수, 문소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들의 만남으로 관심을 불러 모은 작품이다. 이 영화에 엄정화는 5년 동안 사귀던 남자 친구에게 차인 뒤 젊고 어린 남자와 로맨스를 시작한 케이블TV 예능국 PD 신혜 역으로 출연했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방송된 JTBC 드라마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에 등장한 노처녀의 나이도 서른아홉 살이었다. 애 딸린 이혼녀, 성공한 골드미스, 두 얼굴의 전업주부 등 서른아홉 세 여자의 일과 사랑을 풀어낸 이 드라마에서 김유미는 학벌, 집안, 외모, 능력을 모두 갖춘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김선미 역을 맡아 화려한 겉모습보다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골드미스의 애환을 실감 있게 표현했다.
그동안 드라마 속 노처녀의 나이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05년 방송되어 김삼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여주인공 김삼순은 불과 서른 살의 나이에 노처녀라고 불렸다. 하지만 2007년 방송된 SBS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에서는 서른네 살, 2012년 전파를 탄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는 노처녀의 나이가 서른여섯 살로 높아지더니 급기야 최근 드라마에서는 40대를 바라보게 됐다.
드라마 또는 영화에서 노처녀 나이가 높아지는 이유는 결혼 연령이 올라가는 사회현상 때문이다. 여성들이 생각하는 결혼 적령기가 점점 늦어지면서 이제 서른 살은 한창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불과 10년 전 20대 후반의 여성이 했던 고민들은 이제 30대 후반 여성들의 몫이 됐다. 한 결혼 정보 업체 조사에 따르면 여성 구혼자가 생각하는 결혼 적령기는 2004년 평균 29.5세에서 2013년 31세로 높아졌다. 여성의 활발한 사회활동 등으로 인해 달라진 현실을 드라마와 영화가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 서른 살을 노처녀라고 하면 아무도 공감을 못 한다. 또 드라마에서 노처녀를 꼭 결혼해야 하는 인물로 그리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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