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대세다. 국내 자전거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었다. 국민 5명당 1명이 자전거를 타는 셈이다. 10년 전에 비해선 두 배가량 늘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고유가 시대의 대체 이동수단으로,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수단으로, 그리고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토요일 휴무가 늘고 있고 4대강 자전거 길이 열리면서 자전거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나만의 개성을 담은 '수제 자전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전거
바오바이크(www.baobike.com) 김영한(43) 대표는 국내에서 수제 자전거를 제작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수제 자전거는 말 그대로 핸드메이드로 제작한다는 게 특징이다. 내 몸에 맞고 나만의 개성을 담은 '세상에 하나뿐인 자전거'를 제작한다. 개인의 취향에 맞춘 프레임 형상, 컬러로 제작이 가능하며 거의 모든 종류의 자전거(로드, 트랙, 미니벨로, MTB 등) 제작도 가능하다. 주문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작업사항을 수시로 확인하고 피드백이 가능해 자신의 자전거 제작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 대구경북은 물론 멀리 강원도, 제주 등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 김 대표는 "순천의 한 여성이 직접 프레임을 디자인하고 림과 타이어, 문양, 컬러까지 세세하게 주문하는 등 자신만의 자전거를 제작해 달라는 라이더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어떻게 알았는지 외국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자전거에 대한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수제 자전거 제작은 생각보다 까다롭고 힘들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균형이 맞지 않으면 프레임이 부서지거나 심한 진동이 발생해 운전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시작부터 프레임 개발에 주안점을 뒀다. 김 대표가 개발한 것은 스테인리스 프레임. 기존 알루미늄 프레임보다 강도는 세고 녹도 슬지 않는다. 녹이 슬지 않으니 부식이나 도장이 벗겨질 염려가 없어 반영구적인 제품이다. 무게도 가벼워졌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김 대표는 신장에 맞게 프레임을 제작해준다. "건강을 위해 타는 자전거가 되레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거죠. 자기 신체에 맞아야 합니다." 또 잃어버리지 않게 주문자 이름 이니셜도 프레임에 새겨준다.
리폼도 한다. "고급 자전거를 몇 년 타고 버릴 수는 없잖아요. 아버지가 타던 자전거를 아들이 타면 자세가 안 나오죠. 아들의 체형에 맞게 리폼해야 합니다. 최소 비용으로 새 자전거를 만드는 거죠."
김 대표는 최근 스트링 바이크도 OEM으로 생산하고 있다. 스트링 바이크는 체인이 아닌 끈으로 힘을 전달한다. 두 줄로 구동하기 때문에 힘은 덜 들고 속도는 빠르다. 소리 역시 거의 나지 않고 손에 기름 묻힐 일이 없다.
◆내 몸에 맞는 자전거 타야
김 대표는 자전거가 비싸고 화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로드용이면 되는데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요. 비싸고 무거운 자전거 타고 평탄한 아스팔트 길을 다닐 필요는 없잖아요. 힘도 들고."
김 대표는 또 자전거는 두세 시간 장시간 타기 때문에 몸에 맞아야 한다고 말한다. "비싼 자전거보다 자기 몸에 맞는 자전거가 필요합니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니까요."
◆명품 자전거 만들고파
일을 시작한 지 3년밖에 안 됐지만 김 대표는 늘 자전거에 대해 꿈을 꾸고 있었다고 했다. "여덟 살 때 철공소를 하고 있던 친구 아버지가 자동차 핸들을 떼내 자전거에 얹어 타고 다니는 것을 봤는데 신기했어요. 크면 꼭 그런 자전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어요. 정년퇴직하고 할 계획이었는데, 계획이 앞당겨진 것뿐이에요."
김 대표는 자전거 사업은 미래가 밝다고 말한다. "선진국일수록 자전거 보급률이 높아요. 후진국은 교통수단으로, 선진국은 건강과 환경적인 이유로 자전거를 탑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자전거 길이 만들어지고 있어 전망이 밝습니다."
김 대표는 "하지만 한물간 업종으로 인식하고 있어 자전거 제조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축적된 기술이 있어 정부가 조금만 육성책을 쓰면 금방 일어날 수 있어요. 노동집약형 업종이라 고용 효과도 엄청날 겁니다. 그게 창조경제 아니겠습니까?"
김 대표는 세상에 하나뿐인 자전거를 넘어 명품 자전거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열심히 자전거를 만들고 있습니다. 경험을 이기는 기술은 없으니까 이렇게 열심히 자전거를 만들다 보면 명품이 나올 겁니다."
그에게 자전거를 만드는 것은 삶의 전부이며 행복이다. 문의 053)817-9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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