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양아트센터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대구의 별들전'이 1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문상직, 박남희, 이동록, 백미혜, 이영철, 권기철, 김준용, 송호진, 최현실, 윤우진 등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를 한 50~60대 작가와 앞으로 지역 화단을 이끌어 갈 30~40대 작가가 고루 초대됐다. 이에 따라 다양한 작품 감상과 함께 지역 미술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상직 작가는 양을 소재로 목가적 서정성이 풍부한 그림을 일관되게 그리고 있다. 무리지어 다니면서도 주변의 흐름이나 현상을 거역하지 않는 양은 온화한 자연의 선경(仙境)을 은유하는 존재다. 색채나 형태가 절제된 그의 그림 속에는 무위자연의 세계관이 담겨져 있어 번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하고 평온한 느낌을 준다.
박남희(경북대 교수) 작가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예술적 상상을 이끌어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1980년대 초 LED 조명을 작품 활동에 사용할 만큼 시대를 앞서가는 예술 정신은 그녀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이번 전시에서는 디지털 프린트 기술을 활용한 텍스타일 설치 작업을 선보였다. 그녀의 목표는 우리나라 동시대 미술현장에서 디지털 프린팅이 주요한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박 작가의 작업은 한국적 심미성과 역사적 이미지에 기반을 두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전통적 형태들을 병치, 중첩시킴으로써 현대적 감성과 아름다움을 지닌 환상적인 세계를 연출해냈다.
이동록 작가는 색채 수를 줄이는 대신 원색적인 컬러로 형상을 단순화시키는 기법으로 표현한 자연을 통해 생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나뭇가지와 하늘거리는 잎사귀, 그 위를 노니는 새들의 지저귐은 오롯이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온다.
백미혜(대구가톨릭대 교수) 작가의 작품은 철학적인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그녀가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철학자 질 들뢰즈의 '존재론'을 기반으로 작업하기 때문이다. 열십자(十) 형태로 교차시킨 선들은 씨줄과 날줄 같은 조형 언어로 작용한다. 이는 미궁처럼 전개되는 우리 삶을 수평과 수직, 확장과 소멸, 상처와 치유 등 다양한 상징 언어들로 풀어낸 것 같다.
이영철 작가는 인간사를 따뜻한 사랑으로 읽어내고 있다. 이 작가는 기쁨뿐 아니라 슬픔까지 기꺼이 포용하는 자세를 취한다. 그는 슬픔이 없으면 기쁨이 없기 때문에 슬픔은 내 삶의 일부이며 사랑이라고 말한다.
권기철 작가는 강렬한 원색을 바탕으로 삼라만상의 현상을 관조하는 듯한 작품을 출품했다. 일체의 형상이 사라진 그의 작품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사유의 몸부림을 색채에 의지해 표현한 산물이다.
최현실 작가는 종이라는 친숙한 재료를 활용해 다양한 조형 형식을 실험한다. 그녀는 목탄으로 종이 위에 행하는 원초적 행위(선긋기, 문지르기, 지우기)를 통해 미술놀이를 할 때 느끼는 서정성을 종이 위에 담아낸다. 이를 통해 현대미술을 어려워하는 관람객들과 소통을 시도한다.
송호진 작가는 꽃을 활용해 사진이라는 매체를 실험한다. 그는 꽃이 가진 찬란한 순간을 정지(포착)시켜 영원 속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통해 생성'소멸하는 존재가 아니라 영원한 아름다움을 가진 존재로 꽃을 재탄생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송 작가의 작업은 오히려 찰나를 부각시키는 역설을 담고 있다. 시들지 않는 영원성을 획득한 작품 속 꽃에서 허무한 기운이 감도는 이유다.
김준용 작가는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모태로 존재에 대해 탐구를 한다. 김 작가는 거대한 자연 속에서 공존하는 생명체들을 통해 존재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윤우진 작가는 인간 내면에 숨겨진 양면성과 광기, 욕심, 두려움, 소외감 등을 화두 삼아 인간 본성을 이야기한다. 윤 작가는 "작업의 출발점은 나의 기억과 경험이지만 개인의 고민과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가족,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사회적 요소들까지 확장해 인간의 본성과 존재성에 대한 탐구를 화폭에 구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053)230-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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