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해외 출장길에 아내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인천공항 면세점을 찾은 직장인 박모(40) 씨는 당황스러웠다. 향수'가방 등 면세점의 가격이 온라인쇼핑몰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면세점이라고 해서 당연히 쌀 거라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어요. 온라인몰의 가격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손해를 볼 뻔했습니다."
해외여행을 할 때 구입하는 면세품 10개 중 6개는 면세점 가격보다 온라인몰이 싼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동화'워커힐'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면세점 등 7개 면세점에서 판매 중인 30개 상품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56.6%인 17개 가격이 국내 대형 인터넷몰보다 비쌌다. 면세품 가격은 지난달 19일 원'달러 환율을 기준(1천69.2원)으로 했다.
화장품은 조사대상 7개 제품 전부가 면세점의 최저가격이 온라인몰 최저가보다 높았다. 국산 제품은 물론 수입 화장품 역시 온라인몰이 2.5∼41.3% 정도 저렴했다.
향수인 불가리 'OMNIA CORAL'(40㎖)의 면세점 최저가는 5만5천474원(신세계 면세점)이었지만 온라인몰 최저가는 3만2천540원(11번가)으로 41.3%나 낮았다. 면세용으로 판매되는 정관정 로얄 플러스는 신라면세점에서 가장 싼 18만813원에 판매됐지만 온라인에선 16만7천950원에 살 수 있었다.
정보기술(IT기기) 4개 제품 중 2개도 면세점이 비쌌다. 뱅앤올룹슨 이어폰 A8(블랙)은 면세점가(16만6천904원)보다 옥션 가격이 23% 저렴했다. 다만 카메라 2종(삼성 카메라 EV-NX2000AFW, 캐논 EOS M22(WH))는 면세점이 온라인몰보다 15% 쌌다. 해외여행의 필수 구매 품목으로 여겨졌던 명품 브랜드 가방과 지갑도 병행수입 등의 유통채널이 활성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
8개 중 3개 제품의 가격이 온라인몰보다 더 높았다. 반면 세금이 많이 붙는 술이나 담배는 여전히 면세점이 더 쌌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병행수입 및 해외직구가 활성화될수록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면세품이 무조건 저렴하다고 맹신하지 말고 가격을 꼼꼼히 비교한 뒤 구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