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만화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법을 다룬 만화를 시도했습니다."
웹툰 '동네 변호사 조들호'(이하 조들호)의 작가 김양수(32'필명 '해츨링') 씨는 대구의 도서관과 카페 등지를 돌아다니면서 만화를 그린다.
지난해 3월부터 네이버에 연재 중인 '조들호'는 김 씨의 데뷔작이다. 네이버 웹툰에 매주 목요일 연재된다. 검사 출신 변호사 조들호와 대학생 인턴 황이라가 콤비를 이뤄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평균 2천5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김 씨는 경기도 의정부에서 카페와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고 '동변'(동네변호사)을 자처하는 이미연 변호사에 대한 신문기사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조들호는 잘나가는 검사인데다 한국 최대 로펌의 대표를 장인으로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순간의 선택으로 모든 것을 잃고 동네 구석진 곳에 작고 허름한 사무실을 가진 개업변호사로 살아갑니다."
법을 작품 소재로 정한 김 씨는 재판을 보기 위해 대구지법과 경주지원을 들락날락했다. 나중엔 판사가 다가와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묻기도 했다. 박진희 변호사와 대구대 법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후배 조채진 씨가 법률자문으로 도와줘 법률적 완성도를 높였다.
허구보다 현실적인 내용에 공감하는 30대들이 주로 본다. 웹툰에 달린 댓글에는 '판사가 골무를 끼고 있는 걸 보고 감탄했다' '영화, 드라마보다 더 실제 같다'는 내용이 있다. 현직 법조인들도 '우리들 얘기를 해줘서 고맙다'고 칭찬했다고 한다.
'조들호'에서 다루는 소재들은 ▷청소년 보호법 ▷국선변호인 ▷모자보건법 ▷공익신고자보호법 ▷부정경쟁방지법 등 다양하다. 등장하는 인물은 청소년, 미혼모, 노인 등 사회적 약자가 많다.
'게임셧다운제'(심야시간대 청소년의 게임 이용 금지를 규정한 청소년 보호법)는 '청소년보호와 개인의 자유 침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국제대회에서 경기 중 기권을 선언해 논란이 됐던 청소년의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김 씨가 대형로펌이나 검사 조직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웹툰 속에 등장하는 한국 최고 대형로펌인 '큰산'은 승소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주인공 조들호는 검사 재직 시절 직속상관의 비리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검사조직을 떠났다.
그는 법조계가 여전히 딱딱하고 군림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인들은 여전히 법조계를 어렵고 무섭게 여깁니다. 하지만 노력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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