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기본 안전점검만으로도 막을 수 있는 사고 왜 못 막나

지난 4일 대구 앞산 케이블카가 운행 중 급발진과 급정지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로 승객 10여 명이 부상했다. 당시 30여 명의 승객이 탄 케이블카는 10여m를 빠른 속도로 내려오다 급정지했다가 되돌아와 점검한 뒤 다시 출발했으나 같은 사고를 일으켰다. 케이블카 운영회사인 대덕개발㈜은 그 뒤 두 차례 더 운행을 시도했으나 또다시 같은 사고가 일어나자 중단했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인명경시 풍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대덕개발㈜ 측은 1차 사고가 일어났을 때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운행을 중단하고 철저하게 점검했어야 했다. 그러나 10여 분간의 임시 점검으로 3차례나 더 승객을 태운 채 운행해 같은 사고를 반복했다. 특히 현재 앞산 케이블카는 1974년에 도입한 장비다.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받는다 하더라도 40년이나 된 기기가 아직도 운행된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불과 두 달 전의 경주 마우나 리조트 체육관 천장 붕괴사고와 아직도 진행 중인 세월호 참사에서 수백 명의 목숨을 잃었으면서도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셈이다.

여러 사고에서 큰 대가를 치르며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만반의 예방조치로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인명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시설의 안전 점검을 강화한다고 떠들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와 마우나 리조트, 세월호, 서울 지하철 추돌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인 안전점검만 제대로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이 잇따른다는 것은 안전점검이 모두 겉치레와 행정적인 요식 행위에 그쳤다는 것을 뜻한다. 이래서는 어떤 사고도 막을 수 없다. 인명피해와 직결하는 시설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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