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장 후보들 '박정희 마케팅' 이구동성

6'4 대구시장 선거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권영진'김부겸 등 두 유력 여야 예비후보 간 '박정희 마케팅'이 불을 뿜고 있다. 먼저 불을 댕긴 것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다. 그는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는 박정희 정신을 새로운 대구의 창조 리더십으로 계승할 것을 적극 제안했다.

◆권영진 새누리당 예비후보

권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조국 근대화 과정에서 보였던 '혁신과 창조' 리더십이 현재 대구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에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혁신과 창조 리더십은 침체된 대구 경제를 살리고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하는 소명 앞에 선 대구의 리더십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과제를 풀어나갔던 박 전 대통령의 리더십에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리더의 상을 추가하는 등 '민주화된 박정희'가 곧 내가 꿈꾸는 대구시장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또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예비후보가 제안한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 시대를 군사독재로 부정하고 폄하했던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의 대구시장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리는 상징적 사업을 제안한 것은 늦었지만 역사 인식의 균형감각 제고라는 의미에서 고무적인 일"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묘역 참배를 한사코 거부하면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과거사 인식 문제를 공격했다. 당시 문 후보 선대위 위원장을 맡았던 김 후보가 제안한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이 상생과 화해의 진정성을 가지려면 우선 진솔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현재 대구EXCO도 이용률이 저조해 적자 운영 중인데, 또 다른 컨벤션센터가 대구에 필요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주도 김대중 컨벤션센터를 의욕적으로 건설했지만 누적적자만 139억원에 달한다"며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은 현재의 대구 현실에서 한가한 공약이라는 판단"이라고 했다.

대신 권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근대화 정신을 대구 살리기의 에너지로 활용하려면 국채보상운동, 2'28 민주화운동과 더불어 박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을 대구의 3대 정신운동으로 계승해 발전시키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공(功)과 과(過)가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공과 과가 있는 분이다. 그러면서도 공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부분들도 기록을 해둬야 하지만 과만 들추는 것은 현명한 일이 못 된다"며 "오히려 그분이 우리 역사에 남긴 공과 긍정적인 역할을 후배들이 더 제대로 이어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공에 대한 평가라는 측면에서 박정희 컨벤션센터(이하 박정희센터) 건립 공약을 밝혔다. 2천억원을 들여 경북도청 이전 부지 중 약 16만5천㎡(5만 평)를 매입한 뒤 790억원으로 박정희센터를 건립하겠다고 했다. 도청 이전 특별법 제정 후 4년 이내에 완공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는 "대구시장에 당선되면 정부와 협력해 바로 추진할 계획이며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와 비슷한 규모로 건립하겠다"고 했다. 박정희센터를 MICE 복합단지의 중심 센터로 성장시킬 계획도 밝혔다. MICE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다.

김 후보는 박정희센터를 통해 대구를 국민대통합과 지방분권 및 국토균형발전 선도 도시로 이끌고,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간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는 역사적 화해를 이루겠다고 했다. 또 두 센터 간 교류를 통해 지역 갈등을 해소하며 상생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민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박 전 대통령과 산업화의 공을 드러내고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게 하면서 지역의 새로운 활력을 찾자는 것"이라며 "그동안 서먹서먹했던 영남과 호남의 마음도 녹이는 계기가 될 것이고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상호존중하는 역사적 화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정희센터 건립은 김 후보의 오랜 정치 소신인 화해와 상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약이라는 것이 김 후보 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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