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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뒤지다 5점 폭발…삼성 9회초 대역전극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삼성 이승엽이 9회초 1사 만루에서 2타점 우중월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삼성 이승엽이 9회초 1사 만루에서 2타점 우중월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 2월 삼성 라이온즈의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작은 소동이 한차례 있었다. 야구팬들이 4박5일 동안 스프링캠프를 둘러보는 팬 투어 일정 가운데 하이라이트인 선수단과의 만찬 자리였다. 선수 좌석 하나가 끝까지 비워진 채로 남아있었던 게 팬들의 항의를 부른 화근이었다. 빈자리의 주인은 '국민 타자' 이승엽이었다.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낸 이승엽이 심적 부담으로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팬들의 박수 소리 대신 비난을 감내해야 했던 이승엽은 그러나 올 시즌 보란 듯이 부활했다. 지난해에는 타율 0.253 69타점 13홈런과 출루율 0.298에 그쳤으나 올해는 타율 0.293 16타점 3홈런에 출루율 0.346의 좋은 페이스다. 트레이드마크인 홈런 수는 전성기만 못 하지만 지난 겨울 절치부심하면서 땀 흘린 만큼 성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프로 데뷔 20년차인 이승엽의 지난해까지 국내 통산 타율은 0.301, 출루율은 0.397이다.

이승엽의 진가는 7일 인천에서 열린 SK전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꼭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리는 클러치히터로서의 완벽한 모습이었다. 삼성이 짜릿한 5대4 역전승으로 4연승을 달린 데 일등공신이었다.

이날 삼성은 선발 윤희상 등 SK 투수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8회까지 0대4로 끌려갔다. 이때까지 기록한 안타는 단 4개였고, 2루에 주자가 나간 것은 4회가 유일했다. 삼성 선발 백정현 역시 5 ⅔이닝 4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으나 타선의 침묵으로 데뷔 첫 선발승의 영광을 다시 미뤄야 했다.

거짓말 같은 역전극은 빗줄기가 굵어진 9회 시작됐다. 이날 경기까지 팀 최다 실책(32개)을 기록한 SK의 수비가 발단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나바로의 땅볼이 3루수 최정의 실책성 내야안타로 바뀌었고, SK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삼성은 볼넷 2개와 몸 맞는 볼로 1점을 따라붙었다.

다음 타자는 이승엽이었다. 앞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했던 그는 명불허전의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 우중간 펜스를 직접 맞히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3대4로 추격한 삼성은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이흥련이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 동점을 만든 뒤 백상원의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삼진 2개를 곁들이면서 시즌 6세이브째를 수확했다. 이승엽은 경기 후 "땅볼로 병살타를 만들지 않기 위해 풀 스윙을 하려고 생각했다"며 "홈런이 아니었어도 기뻤다"고 했다.

한편 NC는 목동 원정경기에서 홈런 6개를 포함해 21안타를 몰아치며 24대5, 6회 강우콜드승을 거둬 1위로 올라섰다. 사직구장에서는 롯데가 두산에 10대6으로 이겼다. 한화는 LG와의 잠실경기에서 11회초 송광민의 결승 적시타로 LG에 8대7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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