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혈주스' '레몬디톡스' '베지톡스'. 건강에 신경 좀 쓴다는 사람들은 한 번쯤 접했을 단어들이다. 대한민국은 해독 열풍이다. 약령시 진흥당 이정현 원장은 "현대인의 병은 '과한 것'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과하게 먹고, 과하게 마셔서 탈이 나는 것. 몸속에 쌓인 것이 밖으로 나가야 또 새로운 것이 들어온다. '삼채'는 해독 기능이 탁월하다. 삼채를 모든 요리에 접목시켜 맛과 건강을 책임지는 '삼채명가'에서 새로운 해독의 열쇠를 찾았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삼채'
부슬비가 내리던 날, 대구시 동구 덕곡동에 위치한 삼채명가를 찾았다. 넓은 마당에는 수백 개의 삼채 종자가 돗자리 위에 널려 있었고 마당 한편에는 갓 수확된 삼채 20포기가 빗물에 몸을 씻고 있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늘과 인삼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삼채향이다. 삼채명가 이재원 사장은 "쓴맛, 단맛, 매운맛 세 가지 맛이 나서 '삼채'라 부른다"며 삼채의 효능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소개한다. "삼채에는 주성분인 유황이 마늘의 6배 이상 들어 있어 아토피나 피부 트러블 개선에 좋습니다. 또 해독 작용이 탁월해 과식, 과음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음식입니다."
이 사장은 2011년 압구정에서 화장품 개발 사업에 종사했다. "화장품 성분을 연구하면서 외국 특수 작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러다 한 선배의 소개로 삼채를 접하게 됐는데 그 성분과 효능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죠. 더 개발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삼채 농사를 시작했어요." 이 사장은 합천에서 농사를 시작해 지금은 전라남도 장성에 위치한 12만㎡에 달하는 농지에서 삼채 농사를 짓고 있다.
◆직접 산에서 오골계 길러
삼채명가 메뉴는 모두 삼채를 이용한 음식들이다. 이 사장은 '삼채 백봉 오골계 백숙'을 이 집의 자랑이라 소개했다. 이 사장이 직접 산에서 오골계를 길러 삼채를 넣어 만든 요리다. 이 사장은 "삼채 외에는 특별히 들어가는 재료가 없다"고 말했다. 기른 지 8개월 됐다는 오골계 속이 삼채로 가득 차 있다. 백숙의 국물이 눈에 띈다. 한눈에 봐도 보통 백숙에 비해 국물이 맑고 기름기가 없다. 이 사장은 "삼채가 기름을 분해해요. 보통 백숙 국물 위에는 기름방울이 떠 있지만 삼채 덕분에 작은 기름 알맹이만 남았죠"라고 말했다.
국물을 떠 먹어보면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담백하고 가벼운 맛이다. 보통 백숙은 시간이 지나 국물이 식으면 겉에 하얗게 기름이 응고되지만 삼채 백숙 국물은 식어도 주위에 응고되는 기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삼채요리연구회 김윤정(지묘동) 씨는 "여기서 한 번 맛을 보고 그 맛에 반해 삼채를 사서 집에 간다"며 "'삼채만 넣고 요리했다'는 사장의 말을 믿지 못했는데 집에서 직접 삼채만 넣고 음식을 하니 정말 맛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고기의 육질도 더 부드러워지고 고기의 잡냄새를 삼채가 잡아줘 더 먹기 좋다"고 했다.
약령시 진흥당 이정현 원장은 "오골계 뼈를 잡고 뜯어보면 알겠지만 고기가 상당히 부드럽다"며 "또 입안에 들어갔을 때는 쫄깃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채를 이용한 차별화된 메뉴 개발
삼채 단호박 오리고기는 이 집만의 별미다. 단호박 안에 훈제오리와 각종 견과류를 볶아 넣고 그 위에 구운 삼채를 올렸다. 네 식구가 와도 먹을 수 있는 푸짐한 양이다.
권민정(지묘동) 씨는 "훈제오리 특유의 인공적인 맛이 강해 거부감이 있었는데 삼채와 함께 먹으니 향이 덜한 것 같아 좋다. 훈제오리는 주로 집에서 먹는 메뉴였는데 이 정도 양과 질이라면 사 먹을 만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최근 개발한 메뉴라며 '삼채 떡갈비'를 선보였다. 고기를 다져 각종 채소와 섞은 뒤 삼채를 싸서 둥글게 구웠다. 먹기 좋은 크기로 나온 떡갈비였다. 떡갈비는 5월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밑반찬에도 건강을
삼채명가 주인공은 메뉴판에 있는 음식만이 아니다. 깔끔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 하나하나가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한 귀한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들이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오이처럼 먹는 호박으로 알려진 차요태 호박 장아찌다. 먹기 좋게 썰어져 나온 장아찌를 먹어보니 아삭한 맛이 오이처럼 시원하기도 하고, 참외처럼 아삭해 고기와 잘 어울렸다. 배추김치도 삼채를 넣고 담근 특별한 김치였다. 양파나 마늘을 줄이고 삼채를 갈아 넣어 담근 김치다.
이 사장은 "팔공산 공장에서 직접 제작하는 김치다. 보통 김치는 한 달만 지나도 쉬지만 삼채 김치는 두 달이 지나도 싱싱한 맛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삼채 전도사' 이재원 사장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도 이재원 사장은 다른 손님들에게 삼채의 효능을 설명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이미 유명한데 이쪽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을 더 많은 사람들이 맛봤으면 좋겠어요."
삼채 백봉 오골계 백숙 6만원(2인분), 삼채 닭백숙 4만원, 삼채 단호박 오리 4만5천원, 삼채 해물전 8천원, 삼채 고추장 무침 1만원.
▷규모: 200석 단체 예약 가능/대형 주차장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연중무휴 ▷예약: 053)982-8037, 대구시 동구 덕곡동 212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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