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영화] 피부색깔=꿀색

해외입양 한국인 감독의 자아찾기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한국 합작 애니메이션. 국적 벨기에, 서양인 양부모 밑에서 자란 한국인. 같이 사는 엄마에게 '썩은 토마토'로 불렸던 반항아. 그는 부모의 관심을 잃고 자신의 존재가 잊힐까 두려웠던 소년 융이다. 영화는 버림받은 아이라는 상처를 안고 살았던 융의 가슴 저린 성장기다. 융은 1960년대 한국에서 태어나고, 다섯 살이 되던 해에 벨기에로 입양된다. 시장 거리를 떠돌던 미아였던 그는 한국 고아원에서 '전정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 벨기에로 와서 '융'이 되었다. 금발에 푸른 눈, 암호 같은 언어들로 가득한 벨기에에서 홀로 까만 머리와 눈동자를 한 융은 모든 게 낯설기만 하다. 성공한 만화작가와 감독이 되어서도 떨치지 못하는 마음속 깊은 곳의 그리움을 간직한 중년의 융은 자신의 아픈 시절을 이방인의 시선에서 담담하게 고백한다. 2012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관객상과 유니세프상, 2013 자그레브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대상과 관객상, 2013 브라질 애니마문디 장편대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양부모가 촬영한 홈비디오 영상을 디지털로 변환하고, 융 감독이 제작진과 함께 찍은 영상을 삽입하는 작업을 통해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한데 엮은 하이브리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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