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기시장 손으로 넘어간 대구 동물원 이전

"물러나면서 결정 도리 아냐" 김범일 시장 잠정 결론

동물원 이전, 결국 차기 시장 몫으로'''

김범일 대구시장 재임 기간 '뜨거운 감자'였던 대구 달성공원 내 동물원 이전 문제가 결국 차기 시장의 몫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김 시장 임기 내 동물원 입지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관련 간부 및 실무자 회의를 가졌지만 결정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1천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 대형 사업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장이 결정할 경우 자칫 차기 시장에게 더 큰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시는 동물원 입지를 두고 수성구와 달성군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인 만큼 차기 시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입지라도 선정하려 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입지만 결정할 경우 오히려 무책임할 수 있고, 차기 시장 운신의 폭도 줄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처럼 매듭을 지었다. 민간사업자와의 계약 없이 입지만 덜렁 결정해놓고 물러날 경우 예산 확보, 입지 재선정 논란 및 압박 등 차기 시장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는 민자 유치 없이 시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면 동물원 이전 사업이 긴박하지 않은 만큼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 유치를 하지 못한 상황에선 '동물원 이전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지' '또 된다 하더라도 언제 될지 전혀 장담할 수 없어' 입지만 선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민간사업자가 있다면 시는 입지만 결정해 주면 되지만 민간사업자가 나서지 않을 경우 시 예산을 사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며 "사업비가 1천억원이나 드는 사업을 물러나는 시장이 결정하는 것은 차기 시장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범일 시장이 임기 내 약속한 사업에 대해 입지 선정도 하지 않은 채 물러날 경우 '미루고 미루더니 결국 지역 간 갈등만 일으켰다' '약속을 저버렸다' '차기 시장에게 부담을 전가시켰다'는 등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해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과 관련, 최종 입지를 발표하려 했지만 지역 간 이해관계 대립 등을 이유로 돌연 무기한 연기했다.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 후보지로는 수성구 삼덕'연호동(구름골), 달성 다사읍(도시철도 2호선 문양역 주변), 달성 하빈면(대평) 등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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