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하루가 다르게 햇살이 강렬해지는 계절이다. 지구 생명의 원천인 햇빛은 여성 앞에만 서면 기피 대상으로 전락한다. 햇빛 속의 자외선이 주름살이나 기미 등 피부 노화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외선을 마냥 피하다간 건강에 이상이 올 수 있다. 피부는 자외선과 만나 비타민D를 합성한다. 비타민D는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는다. 면역력과 깊은 관련이 있고 암 발병률을 낮춘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만성 피로에 시달리거나 골절, 당뇨, 자가면역질환 등을 겪을 수 있다.
◆피부 공공의 적, 자외선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놓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놓는다'고 했다. 봄은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이 부쩍 많아지는 시기다. 겨울 동안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은 피부는 방어력이 약하기 때문에 더 잘 타고 거칠어지기 쉽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주름살과 각종 잡티를 만들고 지나치게 많이 노출될 경우 홍반이나 화상, 피부염, 색소 침착 등 여러 질환을 일으킨다. 만성이 되면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백내장이나 면역기능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피부암과 햇빛 과민성 질환이 증가하는 추세다. 환경오염으로 오존층 파괴가 심해지면서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피부과학회가 최근 10년간 전국 20개 대학병원에서 자외선 관련 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 1만9천339명을 분석한 결과 검버섯은 2배, 기미는 1.4배, 피부암은 2.2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야외 활동이 늘면서도 자외선 차단제를 잘 쓰지 않는 20, 30대 남성 피부암 환자는 9명에서 46명으로 5배나 늘었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외선 차단제다. 외출하기 20~30분 전에 바르고, 바른 지 3, 4시간이 지나면 다시 덧바르는 것이 좋다.
보통 자외선차단지수(SPF'sun protection factor) 15~30 정도의 제품이면 무난하다. SPF15는 자외선B를 92%, SPF30은 96.7%, SPF40은 97.5% 정도 차단한다. 따라서 일반 외출 땐 15, 레저 활동엔 30이면 충분하다. 자외선 A를 차단하는 표시인 PA는 '+'로 표시되는데 개수가 많을수록 강하게 차단한다. 자외선 차단 제품은 2, 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야 한다.
만약 피부에 전에 없던 점이나 사마귀 등 작은 종양이 생겼다면 생김새와 크기 변화를 유심히 봐야 한다. 모양이 둥글지 않거나 비대칭이고 경계가 울퉁불퉁할 때는 악성 흑색종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초기 피부암은 바르는 약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고, 수술하면 90%가량 완치된다.
올포스킨피부과 민복기 대표원장은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노화를 막으려면 비타민C 등 항산화제가 많은 과일이나 야채, 녹차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도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만큼 '유사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콩이나 석류, 해바라기씨 등을 먹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자외선, 무조건 피하면 건강 적신호
비타민D는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유일한 비타민이다. 비타민D를 합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햇빛이며, 그중에서도 자외선이다. 자외선을 쪼인 피부에서 만들어진 비타민D는 간이나 신장에서 활성 비타민D로 변화한 뒤 혈액을 통해 몸 전체에 공급된다.
비타민D는 혈중 칼슘 농도를 조절하며 뼈에 칼슘이 붙도록 해 구루병이나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또 면역 증강작용과 대장암, 임파선암, 유방암, 전립선암, 백혈병의 발병 억제, 류마티스질환, 자가면역질환, 당뇨병, 심혈관 질환의 예방 효과도 있다.
영국의 한 연구팀이 65∼85세 노인 2천686명을 대상으로 5년간 비타민D 투여 실험을 한 결과, 골반'손목'척추 골절이 생길 위험은 33%, 골절로 사망할 위험은 12%가 줄었다. 비타민D가 충분할 경우 뇌졸중은 32% 감소하고 당뇨병 발병률도 30%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비타민D 결핍이 심각한 상태다. 호남대 정인경 교수팀이 2010~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10세 이상 인구 중 71.7%가 혈중 비타민D 농도가 20ng/㎖ 이하로 비타민D 부족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65.9%, 여성의 77.7%가 비타민D가 부족하거나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타민D가 부족한 건 햇빛을 극도로 피하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사무실이나 학교 등 실내에만 머무는데다 피부 미용을 위해 자외선을 지나치게 차단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그러나 비타민D가 부족할 경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유 없이 피로와 무력감에 시달리거나 온몸이 찌뿌듯한 상태가 계속된다. 인슐린 작용이 둔해져 복부 비만의 원인이 되고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체중 조절점이 올라가 살이 찐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뼈가 휘는 구루병이 나타나거나 특별한 외상 없이도 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굳이 보충제를 먹거나 주사를 맞을 필요는 없다. 겨울철을 제외하면 1주일에 2, 3번 하루에 20분 정도만 햇빛을 쬐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얼굴에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더라도 팔, 다리 정도만 햇빛에 노출하면 된다. 일단 합성된 비타민D는 2주 이상 활성도를 유지한다.
문제는 겨울이다. 김대현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북위 35도 이상의 북반구는 겨울철에 자외선이 거의 내리쬐지 않는다"면서 "겨울에는 비타민D가 풍부한 정어리나 고등어, 참치 등 등푸른생선과 연어, 말린 표고버섯, 우유, 달걀 등을 먹거나 보충제 또는 주사 치료를 받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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