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필드에선 골프보다 인생을 배우는 게 더 많다"

'골프는 인생이다' 책…언론인 홍사중 씨 펴내

머리 올리는 나이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특정 계층의 전유물에서 국민레저로 몸을 낮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날에는 30대는 매우 빠른 편이고 40대 초보도 많지 않았다. 50대 초보도 흔했다. 50대에 머리를 올리면 핸디 낮추기가 정말 어려웠다. 굳어진 몸을 골프에 맞게 개조(?)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보기플레이어가 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보기플레이어에도 가보지 못한 골퍼가 골프책을 냈다. 원로 언론인 홍사중 선생이다. 그 역시 나이 50세가 다 되어 골프를 시작했다.

그도 한때는 신문 칼럼에 골프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친한 친구들끼리 골프가 끝난 뒤 가지는 술자리에 끼기 위함이었노라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보기플레이어가 되는 게 자신에게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아는 데만 10년 이상이 걸렸다고 털어놓는다. 골프 실력을 늘리는데 실패한 저자는 19홀에서 싱글 만들기에 주력했다. 그리고 '입신의 경지'에 도달했다. 골프 관련 서적을 탐독한 결과다. 골프에 관한 잡학이며 기술적 이론은 웬만한 프로 골퍼 뺨칠 정도로 밝아졌다. 해박한 골프 지식과 이론은 어느 프로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가 됐다.

그래서 이 책에는 골프를 하는 동안 만난 사람들, 골프장에서의 에피소드, 골프의 역사와 비사, 골프의 이론과 실전, 필드 밖에서의 재미난 이야기 등 저자의 골프 구력 30년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는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나는 골프장에서 골프를 배우기보다는 인생을 배우는 게 더 많았다. 한두 홀 신통하게 잘 쳤다고 우쭐해지면 당장 그다음 홀부터 무너진다. 그리고 힘껏 휘두르지 않는데 골프공이 어떻게 멀리 날아가겠는가? 사람이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힘껏 노력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성취하지 못한다."

다들 하는 이야기지만 저자 역시 '골프가 인생의 교과서'라고 말한다. 이 책을 펴낸 이유도 오랜 세월 동안 골프장 안팎에서 스스로 경험한 인생의 이치와 삶의 묘미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함이라 밝히고 있다.

알아주는 글선생의 골프인생 30년사인 만큼 이 책은 골프 실력을 키우기 위한 전문 골프 서적이 아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거나 또는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 편하게 주고받을 내용들이다. 골퍼들이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내용들과 필드 안팎에서 배우고 익힌 이론과 실전 경험담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잘 정리한 것이다.

소단원 제목도 골프 인간학, 골프 심리학, 골프 처세학, 골프 실전학, 골프 잡학 등이다. 필드보다는 클럽하우스나 그늘집 용이다. 그래서 재미는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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