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이 세월호와 관련한 자사의 보도에 대해 반성을 보이며 사과를 전했다.
12일 MBC 보도국 소속 30기 이하 기자 121명은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MBC 기자들은 "지난주 MBC 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모욕하고 비난했다"며 "세월호 취재를 진두지휘해온 전국부장이 직접 기사를 썼고, 보도국장이 최종 판단해 방송이 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이 보도는 실종자 가족들이 '해양수산부 장관과 해경청장을 압박'하고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청와대로 행진'을 했다면서, '잠수부를 죽음으로 떠민 조급증'이 아니냐고 따졌다"며 "심지어 왜 중국인들처럼 '애국적 구호'를 외치지 않는지, 또 일본인처럼 슬픔을 '속마음 깊이 감추지 않는지를 탓하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MBC 기자들은 이 보도에 대해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보도 참사'였고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 저희 MBC 기자들에게 있다"고 반성했다.
이어 MBC 기자들은 정몽준 아들의 망언에 대해 "정몽준 의원 아들의 '막말'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유독 MBC 뉴스에선 볼 수 없었다"며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했다"고 밝혔다.
MBC 기자들은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인력 7백 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를 습관처럼 이어갔다"며 "실종자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들에겐 큰 혼란과 불신을 안겨줬으며, 긴급한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는데도 일조하고 말았다"고 전했다.
MBC 기자들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사죄를 하면서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재난 보도의 준칙도 마련해 다시 이런 '보도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MBC 기자들 반성문을 접한 누리꾼들은 "MBC 기자들 반성문 보니 그래도 아직 정의는 있네요" "하여튼 윗물이 물 흐리네" "MBC 기자들 아직 양심 살아 있구나" "국민이 이를 뒷받침 해줘야 이렇게 용기 내서 반성문 올리는 사람이 생길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뉴미디어부01 maeil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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