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기온이 섭씨 30.7도를 기록한 13일 대구시민야구장.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오후부터 몸을 풀던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도 때 이른 더위에 조금은 힘들어 보였다.
그 가운데 삼성 1루수 채태인은 외모에서 단연 눈에 띄었다. 그는 목을 덮는 긴소매 언더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날 삼성 스타팅멤버 가운데 긴소매 셔츠를 착용한 선수는 채태인과 외야수 박해민뿐이었다.
채태인은 지난해부터 목까지 올라오는 긴소매 셔츠 징크스를 겪고 있다. 반소매를 입고 출전한 경기에선 나쁜 성적을, 반대의 경우엔 좋은 성적을 거둔 일이 몇 번 반복되면서 여름철에도 긴소매 셔츠를 고집하게 됐다. 채태인은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타율 0.381 11홈런 53타점)을 거뒀다. 안타를 많이 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셈이다.
채태인은 올해도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도 줄기차게 긴소매를 입고 뛰었지만 타격이 하락세였다. 4월 말까지 0.337이던 타율은 5월에 2할대에 그치는 바람에 이날 경기 전 0.295까지 내려갔다. 최근 5경기에서는 21타수 3안타 4삼진의 부진에 빠져 팀의 상승세와도 겉돌았다. 득점권 타율 역시 클린업 트리오치고는 민망한 수준인 0.200에 머물렀다.
그런 간절한 마음이 통한 것일까? 채태인은 올해 들어 수은주가 가장 높게 올라간 이날 경기에서 3회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의 특급 활약을 펼쳤다. 3안타 가운데 2루타가 2개였다. 3안타 이상의 맹타를 휘두른 것은 4월 25일 넥센전 이후 처음이다. 채태인은 수비에서도 1회초 한화 한상훈의 우익선상으로 흐르는 타구를 멋진 다이빙으로 잡아내 선발 윤성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날 채태인이 3할 타율을 회복하면서 공격을 주도한 삼성은 한화에 7대1 완승을 했다. 3번 타자로 나선 채태인은 1회 좌전안타와 도루로 2루에 나간 나바로를 좌중간 2루타로 불러들였고, 1대1 동점이던 3회 2사 3루에서도 2루타를 날려 결승타점을 뽑았다. 1번 나바로'2번 박한이'4번 최형우(1홈런)는 나란히 4타수 2안타, 5번 박석민(1홈런)은 3타수 2안타를 몰아쳐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윤성환의 시즌 2승 수확을 도왔다.
한편 양상문 신임 감독이 데뷔전을 치른 LG는 잠실 홈경기에서 롯데를 5대0으로 완파했다. 마산구장에서는 이호준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NC가 KIA를 6대5로 제압했다. 문학구장에서는 두산이 SK의 막판 추격을 9대6으로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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