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앞산공원 내 앞산수영장 부지가 6년째 흙먼지를 날리며 방치돼 있다. 이 부지는 대구시와 남구청이 '앞산스포츠파크'를 세우려 2008년 옛 수영장 건물을 철거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앞산수영장(2만755㎡)은 1992년 대원개발이 지어 대구시에 기부했다. 이후 2008년 건축물 안전진단에서 긴급보수가 필요한 D등급을 받자 시는 보수 대신 철거를 결정했다. 이 부지의 활용법을 찾던 시는 2009년 정책토론회를 열어 부지(7천㎡)에 앞산스포츠파크를 건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건설에 필요한 사업비 110여억원 가운데 30억원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지원받고 나머지는 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난관에 부딪혔다. 2009년 말 대구경제정의실천연합(대구경실련)이 이곳을 도시자연공원으로 보존해야 한다며 스포츠파크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해 대구시의 투융자 심사에서 스포츠파크 건립이 재검토 판정을 받아 사업이 중단됐다.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단은 그동안 앞산수영장 이용객 수가 적었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이유로 내걸었다. 인근의 다른 시설과 기능이 중복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표류하던 스포츠파크 건립 사업은 2012년 다시 힘을 얻게 됐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사업비는 애초보다 70억원 많은 180억원으로 불어났다. 실마리는 풀렸으나 이번엔 돈이 문제였다. 시와 남구청은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들어 스포츠파크 건립을 서로 미뤘다. 당시 시는 새 야구장 건설과 도시철도 3호선 공사 탓에 예산이 빠듯했다. 이 때문에 시는 '1자치단체 1국민체육센터' 원칙을 내세우며 남구청이 국비를 지원받고, 자체 예산을 투입해 건립에 나서길 종용했다.
하지만 남구청은 재정자립도가 낮아 예산 투입에 난색을 보였다. 남구청은 "부지는 원래 시유지였고 시 재산이었던 시설"이라며 시가 사업을 마무리하라고 요구했다. 시와 남구청의 줄다리기는 이어졌고 어렵게 재개한 사업 계획은 다시 전면 보류됐다.
남구청 관계자는 "빚을 내 건립을 하더라도 어려운 재정 형편으로 운영이 힘들다"고 했다. 남구청은 이 부지를 3년 전부터 앞산공원관리사무소에서 임대받아 제설장비 야적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정 남구의원은 "부지를 야적장으로 사용하기보다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자고 건의했지만, 남구청은 제설장비를 둘 곳이 없다며 사실상 아까운 땅을 내버려두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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