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통망을 갖춘 캐주얼 골프의류 브랜드 '엘레강스스포츠'가 최근 부도 처리되면서 원단을 납품한 대구지역 섬유업체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납품금액을 받지 못해 생존을 위협받는 곳이 나오는가 하면 손해를 보고라도 원단을 돌려받아 헐값에 파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엘레강스스포츠는 지난달 25일 부도 처리됐다. 아웃도어 브랜드 간의 경쟁이 치열해 매출이 부진했던 것. 프랑스 브랜드 '엘레강스 파리'(Elegance Paris)에서 시작한 엘레강스스포츠는 2005년 국내에 상륙했다. 부도 이후 엘레강스스포츠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곳에 다니는 한 직원은 "자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부도가 났다. 회생신청 중이라 현재 직원은 그대로 출근하고 있으며 매장별로 판매도 정상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달말 기업회생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한 거래 업체 대표는 "스포츠 브랜드가 한 번의 부도를 당하고서 회생절차를 통과하더라도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원단을 납품한 업체들만 크게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때문에 지역 내 아웃도어용 원단을 생산하는 업체 가운데 피해를 보는 곳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한 업체는 25억원 가량의 원단을 납품했다가 '엘레강스스포츠'가 부도나면서 존폐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곳도 있다. 경영텍스는 1억6천만원어치 원단을 납품했다가 거래대금을 받지못하자 9천만원을 투자해 옷을 만들어 매장에 팔고 있다.
이 회사 이명규 대표는 "원단을 납품해도 돈을 받기 어렵고 그냥 둔다고 다른 곳에서 사갈 것 같지 않아 옷을 만들었다. 다행히 창고형 판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지만 제값 받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지역 원단업체가 엘레강스스포츠에 납품한 금액만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또 엘레강스스포츠를 시작으로 중소 아웃도어 브랜드의 불황이 잇따를 수 있어 지역 섬유업계 전반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 업체의 부도가 다른 업체의 부도로 이어지고 연쇄부도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다.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윤원보 이사장은 "아웃도어 인기를 따라 생겨난 중소 브랜드가 경기악화와 세월호 침몰에 따른 구매자 감소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역 직물업체들의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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