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세척기만을 위한 조직, 세척기만을 위한 회사'
㈜유일엔지니어링은 '유일'이라는 말 그대로 자동세척설비만을 취급하는 회사다. 회사는 설립 이후 15년 동안 작은 부품에서부터 시작해 완제품을 생산하기까지 오로지 '자동세척설비'에만 몰두해 업계 선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틈새시장 세척설비
1999년 3공단에 들어선 유일엔지니어링은 엔진 및 내연기관의 제품을 자동으로 세척하는 설비를 설계 및 제작하는 곳이다. 이건호 대표는 "처음부터 설비를 모두 취급한 것은 아니다"며 "자동세척설비의 일부 부품을 만들어 납품했다"고 말했다.
자동차부품회사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했던 이 대표는 팀장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1990년대 초까지 국내 자동차업계에서 '세척'은 기술력도 낮았고 필요성도 낮았었다. 그만큼 생소한 분야였다. 이 대표는 "초기 국산 자동차의 기술력이 뒤처지던 시기에 차량 엔진의 소음을 줄이고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일은 당연히 후순위일 수밖에 없었다"며 "국내 자동차가 해외로 수출을 하고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내구성을 높이고 소음을 줄이려는 방안을 찾던 중 세척이라는 과정이 첨가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에서 엔진과 미션(변속기)은 이물질이 없어야 소음이 적고 내구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부품을 성형하고 조립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미세한 홈도 매끈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세척설비가 이러한 역할을 한다. 고압의 물과 공기가 부품의 표면을 씻어내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차량의 엔진 소음이 낮아지고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노력과 전문화로 성장
세척설비의 부품을 제작했던 유일엔지니어링이 점차 설비 전체로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노력과 전문화 덕분이다. IMF 이후 회사를 차렸던 이 대표는 작은 기술 하나만을 가지고 곳곳을 돌아다니며 주문을 받았다. 직접 임가공을 하고 물건 배달을 하면서도 그는 다른 분야가 아닌 오로지 '세척설비'만 취급했다.
직원을 뽑을 때에도 그는 열정과 전문성을 봤다. 그는 "처음부터 '세척기를 만들기 위해서만 돈을 투자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직원과 회사 조직 모두 세척기를 만들기 위해 꾸렸다"고 설명했다. 20여 명의 직원은 엔지니어에서부터 전기전문가 등 세척기에 필요한 인력으로 배치돼 있다.
이 같은 전문화 전략은 2005년부터 빛을 봤다. 그동안 열심히 임가공 해 납품했던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아 주문이 늘어나더니 세척설비 전체를 취급하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거래처에서 믿고 일감을 주기 시작하니 수금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물량이 늘어났다"며 "부품에서 시작해 마침내 설비 전체를 다 설계하고 제작해냈다"고 말했다.
2006년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만들어 더욱 전문화한 것은 물론 2007년 달성 2차 산업단지로 공장을 확장 이전했다. 이후 경북대학교와 산학 협력으로 '고부가 부품 세척기용 고성능 여과 및 살균 유수분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친환경 기술로 전환도 이뤄냈다.
◆성공 비결은 경험과 인재
작은 일에서 시작해 조금씩 성장하면서 내실과 기술을 다져온 덕분에 유일엔지니어링은 데이터와 표준화가 강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설계 표준화로 인해 우리는 다른 회사보다 고객에게 설계를 빠르게 제안하고 공기를 줄일 수 있다"며 "이는 가격을 떨어뜨려 가격경쟁력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좋은 인력도 유일엔지니어링의 강점이다.
이 대표는 "나는 오후 일찍 회사에서 나와 외부 볼일을 보고 바로 퇴근한다. 직원을 자신의 일을 책임지고 자율적으로 해결하고 퇴근하면 된다"며 "그만큼 우리는 직원 하나하나가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믿을만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회사는 직원 관리감독을 위한 임원을 따로 두지 않는다. 기술과 일본 시장 동향을 확인하는 일본인 고문이 있을 뿐이다.
현재 유일엔지니어링의 세척설비는 동종업종 가운데에서도 상위군에 속한다. 이 대표는 "건설업체를 예로 들자면 우리는 초고층 빌딩을 지을 기술력을 가진 1군 업체라고 보면 된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세척설비 분야에만 매진해 글로벌 기업이 되도록 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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