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가 사랑한 나무/ 강판권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나무로 세상을 읽는 생태사학자,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의 새 책이다. 이번 주제는 나무로 수양한 조선 선비들의 삶이다. 그 속에 성리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퇴계 이황은 매실나무를 대하며 '격물'(格物)을 강조했다. 격물은 만나는 물 자체에 대해 절실한 마음으로 다가가 그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는 단계에서 완성된다. 평소 매화를 아끼며 살았던 퇴계는 유언으로 매실나무 화분에 물을 주라는 유언을 남겼다. 격물을 통해 성찰하며 살라는 당부였다. 정약용에게는 차나무가 있었다. 찻잎으로 만든 차 한 잔으로 귀양살이의 설움을 달랜 정약용에게서 '수신'(修身)을 발견할 수 있다. 성삼문은 배롱나무의 꽃인 백일홍을 사랑했다. 백일홍은 꽃잎과 꽃받침이 모두 6장씩이다. 우연하게도 성삼문을 포함한 사육신의 수와 같다. 저자는 붉은 백일홍에서 성삼문의 '일편단심'(一片丹心'한 조각의 붉은 마음)을 읽어낸다.
저자는 나무로 역사와 문화를 읽고, 나아가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독특한 공부법으로 동양고전과 역사에 새롭게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앞서 '나무열전' '역사와 문화로 읽는 나무사전' '중국을 낳은 뽕나무' '최치원, 젓나무로 다시 태어나다' '공자가 사랑한 나무, 장자가 사랑한 나무' 등 나무 인문학서를 펴냈다.
268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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