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김진애'고민정'권오준'김용언 외 지음/ 반비 펴냄

유년 시절에 읽었던 동화를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본 적 있는가? 어린아이들이나 읽는, 다 아는 이야기라는 편견은 금물이다. 자칫 유치하다고 폄훼하기 쉽지만 이들이 수십년 혹은 백년 이상 생명력을 이어올 수 있었던데는 분명 그 속에 '빛나는 가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단 동화를 다시 끄집어내 보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로 '시간 여행'을 다녀오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책을 읽어주던 다정했던 엄마의 모습에서부터 유년시절의 풍경들이 마치 영화처럼 머릿속에 펼쳐진다. 하지만 '추억의 복원'이 전부는 아니다. 명작 동화들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삶의 의미를 되새겨주며, 고단한 시간을 감내하는 용기를 북돋워준다. 영혼을 또 한 번 성장시키는 위대한 고전의 힘이다.

건축가 김진애 오영욱, 서울도서관장 이용훈, 라디오 피디 정혜윤, 경제학자 우석훈, 아나운서 고민정, 소설가 황경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7인의 탐서가들이 '내 인생의 동화'라 부를 만한 작품 한 권씩 손에 들고 새롭게 읽어내려갔다. 어린 시절의 동화 읽기와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동화는 그 맛이 사뭇 다르다. 어린 시절에는 온몸으로 책을 읽지만, 그렇다고 그 책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용으로 간추린 요약본을 읽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린아이의 경험 세계로는 다 소화할 수 없는 내용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유년 시절, 자신을 사로잡았던 동화를 원전으로 다시 읽으며 이야기의 공백을 메우고, 새로운 교훈을 발견하고, 또 다른 감동을 얻었다. 원전은 축약본에서는 알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말해준다. 24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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