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한국기행-오색의 봄' 편이 19~23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시작의 계절이라 불리는 봄. 자연이 보여주는 색들이 있는가 하면 사람의 손끝에서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어지는 색도 있다.
기장 바다의 봄은 멸치 은빛으로 빛난다. 그물을 털어내는 선원들의 손길 위로 은빛 멸치들이 튀어 오르고, 박자 맞춰 그물을 털어내는 선원들의 모습은 또 하나의 군무를 만들어낸다.
녹음이 우거진 대밭이 내어준 봄의 선물은 죽순이다. 생장속도가 빠른 대나무는 40여 일 만에 다 자라기 때문에 봄철 짧은 기간 내에 빨리 수확해야 한다. 죽순 튀김이며 들깨 탕, 죽순 볶음 등은 이 시기에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봄맛이다.
그물에 꽃처럼 걸려 올라오는 홍게와 비단멍게, 그리고 참돔이 봄바다를 붉게 물들인다. 홍게는 수온이 낮고 깊은 바다에 살기 때문에 항구에서 40㎞ 거리의 먼바다까지 나와야 만날 수가 있다. 비단멍게는 봄바다의 꽃이라 불리는데 양식이 되지 않아 오직 자연산으로만 나기 때문에 몸값 비싼 귀한 봄 손님이다. 봄이면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오른 붉은빛 자태의 참돔은 바다의 여왕이라 불리기도 한다.
시간이 빚어낸 하얀 빛깔의 봄빛도 있다. 예산 국수 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오래된 국수집과 100년 전통의 신암 양조장, 3대째 대를 이어 장인을 길을 걷고 있는 한지장의 손길에서 인간이 빛어낸 하얀 봄빛을 만난다.
겨우내 거친 파도와 맞서 싸우고 자란 돌미역. 거제의 돌미역은 몇 번을 끓여도 풀어지지 않을 정도로 옹골차고 말리면 새까만 색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4월과 5월이 제철인 돌미역은 바다가 키워준 효자며 선물이다. 검은빛 우럭조개와 쏙도 남해의 봄맛을 풍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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