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세월호 참사는 신군부의 '광주 학살'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뒤 "국가 공권력에 의해 무고한 광주시민들이 죽음으로 내몰렸고 세월호는 국가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아까운 어린 목숨들이 죽음으로 내몰렸다. 이들 국가 사이에 본질적으로 달라진 게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그는 16일과 17일에도 트위터에 "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 "죽지 않아도 될 소중한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몬 점에서 광주의 국가와 세월호의 국가가 본질적으로 얼마나 다를는지요?"라는 글을 올렸다. 한때 대선 후보였던 정치인의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선동적이고 무책임하다.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비탄에 잠겨 있는데 이런 말이 유가족과 국민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는데 무슨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광주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참사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광주민주화운동은 신군부가 자행한 국가 공권력의 학살이다. 세월호 참사는 기업의 탐욕, 공무원의 무능과 부패, 그리고 국가의 기능 부재가 합작해 빚어진 사고이다. 국가와 정부의 무능으로 학생들이 억울하게 죽었다는 점에서 비유적인 의미로 "국가가 죽였다"는 식의 표현은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광주 학살과 같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야만적 학살은 분명히 아니다.
그가 세월호 참사가 광주 학살과 본질에서 같다고 한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박근혜정부를 5공과 똑같이 보이게 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문 의원의 대변인 격이라는 윤호중 의원은 "무능하고 부패한 국가가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해 국민에게 정신적 상처를 줬다는 점을 얘기한 것이고, 국가가 치유과정에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가해자가 누구냐, 가해방식이 유사하다고 하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과도한 발언을 해놓고 비난이 일면 본뜻은 그게 아니었다고 하는 비겁한 말 주워담기의 전형이다. 그런 뜻이었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면 된다. 문 의원 측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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