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여야 유력후보 토론회'는 16일 매일신문과 대구평화방송 공동 주최로 대구평화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서철현 대구대 교수(호텔관광학과)의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이후 대구시장 후보를 대상으로 한 첫 토론회였다. 이날 오후 4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토론회는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비전 및 공약 설명을 시작으로 상호 질의, 공통 질의, 후보자들의 개인 질의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대구시민들이 육아와 출산 문제, 지역구도 타파 방안 등을 직접 묻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선거기간 매일신문 홈페이지(www.imaeil.com)를 통해 전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대구평화방송은 20일 오전 11시 방송한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권, 기득권 찾아 낙향? 김, 대권 도전 디딤돌?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가 맞붙은 16일 '대구시장 유력후보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자신들에 대한 개별질문에 다소 당황하면서도 상대 후보에 대한 공략은 빼놓지 않았다. 특히 권 후보에 대해 '서울 정치에 실패한 뒤 기득권을 찾기 위해 낙향한 것 아니냐', 김 후보에 대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다 시장 선거에 나오고, 대권 후보까지 거론되는데, 대구시장에 대한 진정성이 있느냐'는 송곳질문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권영진 "대구 살리겠다는 일념"
사회자가 권 후보를 향해 "2012년 서울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해 고배를 마신 뒤 기득권을 되찾기 위해 대구에 내려온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많다. 서울 정치에 실패하고 대구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권 후보는 "서울에서 내려올 때 정말 대구 정치를 바꾸고 대구를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제가 갖고 있던 모든 것을 버리고 왔다. 서울 당협위원장 자리도 내던졌고,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공직 기회도 던졌다. 여의도연구원 상근부원장도 다 버렸다"면서 "내가 기득권을 좇아 양지를 찾아왔다면 이번 새누리당 경선에서 내가 이긴 것을 선거혁명이다 이런 식으로 평가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권 후보는 "지금 대구정치 현실을 보면 경쟁의 무풍지대다. 우리나라 정치사를 바꾸려면 대구경북에서 새누리당을 바꾸지 않고, 호남에서 민주당을 바꾸지 않으면 절대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경쟁다운 경쟁을 해보자, 새로운 바람의 불씨가 또는 밀알이 돼보자는 생각에 모든 것을 던지고 왔다. 이런 점 때문에 (새누리당) 당원들은 물론 대구시민도 권영진을 뽑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대구 위한 진정성 보라"
김 후보를 겨냥한 질문도 날카로웠다. 사회자는 "지난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서 반응이 괜찮으니까 대구시장에 출마했고, 이를 발판 삼아 대권을 향해 나아가려는 목적이 더 크다는 지적이 많다"며 "대구시정을 잘하겠다는 진정성보다 대권을 위한 정치적 도약의 디딤돌로 활용하려는 '꼼수'가 있지 않으냐"고 질문했다.
"대구시장을 한번 해볼 기회를 주고 난 뒤에 이런 뒷말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농담으로 운을 뗀 김 후보는 "저는 맞아 죽을 각오로 박정희 컨벤션센터 건립,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의 화해 같은 역사적인 과제를 풀자는 말을 하고 있다. 솔직히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도 비난과 지적의 말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역사적인 과제를 풀어보자는 진정한 마음, 그래서 내게 기회가 주어져서 '아, 이 친구 일을 제대로 하는구나, 확 바꾸는구나'라는 실적이나 평가가 나온다면 자연스럽게 대권의 꿈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에는 선후가 있다. 대권을 섣불리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 제 솔직한 심정"이라고 했다.
또 "수도권 사람들은 대구 사람들이 얼마나 어려움에 몸부림치고 있는지 애써 외면하거나 잘 모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에서 야당 시장이 나오는 파격적인 정치적 대반전이 있을 때 대한민국은 대구를 주목할 것"이라며 "이런 것들이 대구의 자신감과 자긍심으로 이어지고, 대구가 다시 역사의 주역으로 우뚝 솟을 수 있다면 김부겸은 그 도구가 돼도 좋다는 생각으로 대구시장에 나오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박정희 마케팅" 어떻게 볼 것인가?
權 "컨벤션센터 짓는다고 두 지역 앙금 사라지나"
金 "산업·민주화 세력 화해 국민통합 에너지 삼아야"
이날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 간에 '박정희 마케팅'이 불을 뿜었다.
권 후보는 300만 대구시를 만드는 1등 공약으로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을 내세운 김 후보에게 진정성이 없는 공약이라고 선공을 했다. 권 후보는 "동서로 나뉜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 간의 화해를 풀 수 있는 상징적인 사업으로 (김 후보가) 박정희컨벤션센터를 들고 나왔는데, 컨벤션센터 하나 없다고 두 세력의 화해가 안 됐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김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김 후보는 "일부에선 이를 두고 박정희 마케팅이니 하면서 비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대한민국 정치 불신의 가장 큰 이유는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의 끝나지 않은 증오와 불신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최근 양 세력의 상징적 도시인 대구와 광주가 '달빛동맹'을 맺어 국책사업 등 많은 분야에서 서로 힘을 합치고 있다. 두 내륙도시의 한계를 깨달은 것이 아니겠느냐"며 "박정희컨벤션센터는 단순히 건물 하나를 짓는 것이 아니라 대구와 광주의 다양한 문화와 자부심을 교류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반박했다.
권 후보는 "광주에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세우고 대구에 박정희컨벤션센터를 세운다고 양 지역 간의 앙금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 민주당도 그랬고, 새누리당도 그랬듯이 지역주의를 이용하는 세력들 때문이다. 이를 바로잡지 않고 단순히 건물 하나 세운다는 것은 진정성이 없는 것"이라고 재차 질문을 던졌다. 박정희 마케팅은 김 후보가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 이용하기 위한 것일 뿐, 대구를 위한 진정성 있는 공약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한 것이다.
김 후보는 "지난 20년 동안 내가 해왔던 정치 소신과 경력을 본다면 정치에 이용한다느니 그런 식으로 폄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김 후보는"대구와 광주가 중심이 돼 영호남의 지역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의 화해와 상생이 이뤄져야 하고, 특히 박근혜 통일 대박론이 되려면 국민통합 에너지가 나와야 하는데, 그 역사적 물꼬를 트는 자부심과 능력의 첫 단추로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을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 해법 뭔가
金 "역량있는 사업자 선정부터 우선"…權 "선정되지 못한 지역엔 혜택줘야"
차기 시장 숙제로 넘어간 대구 달성공원 내 동물원 이전문제를 두고 김부겸'권영진 두 후보 모두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대구 수성구와 달성군의 지역 갈등으로 불거진 동물원 이전 입지선정에 대해 두 후보는 모두 "동물원 입지 선정보다는 이 문제를 풀 민간사업자를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김부겸 후보는 "동물원 이전은 지역구로 활동했던 수성갑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라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들어왔고 전문가들과 논의하며 해결방안을 계속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달성공원 동물원 자체가 여러 가지 한계가 있어 현재 수익성을 낼 수 있는 민간사업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따라서 지금 쟁점이 되어야 할 것은 동물원 입지 선정이 아니라 동물원을 새로운 사업으로 키울 역량 있는 사업자를 끌어들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사업자가 나서게 하기 위해서는 동물원 외의 투자요소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동물원 하나만으로는 민간사업자가 투자를 꺼릴 것"이라며 "동물원과 함께 대형 놀이공원 등을 묶어 민간사업자를 데려오고, 여기에 따른 부담은 지역 주민이 나눠 가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진 후보는 달성토성 복원과 연계해 달성공원 동물원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달성토성 복원은 대구 미래를 위한 문제이며, 이를 위해 동물원 이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테마동물원이나 종합동물원 등 대구에 사람이 모여들어 대구 경제에 보탬이 되는 랜드마크형 동물원을 만들 것"이라며 "이는 시비만으로는 힘든 일로, 민간사업자를 찾은 다음 입지 선정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원탁회의'를 통해 입지 선정 원칙을 만들고 원칙에 따라 동물원 이전 부지를 선정한 뒤 선정되지 못한 지역에 대해서는 또 다른 형태의 혜택을 줘야 한다"며 "특히 수성구는 동물원 이전 후보지로 20년 이상 묶여 재산권 행사를 못 한 만큼 이에 대한 정부 책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선화 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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