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미운오리새끼길은 아직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길입니다. 꽃돌이 숨겨져 있고 약수가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 바로 미운오리새끼길입니다."
최근 청송군에서 아직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은, 이름도 특이하고 재미있는 '미운오리새끼길'을 기자는 군청 직원들과 함께 걸었다. 미운오리새끼길은 아직 개방된 길이 아니어서 허가를 받은 뒤에야 걸을 수 있었다.
청송군 청송읍 부곡리 논시골 포장 농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길은 시작된다. 모두 8㎞로 가장 경사가 급한 곳이 20도 정도로 대부분 완만한 산길이다.
일행과 3분 정도 걸었는데 갑자기 휴대전화에서 '삐리~삐리~'라는 소리가 울리며 안테나가 전혀 뜨질 않았다. 미운오리새끼길 전 구간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
작은 개울을 따라 올라가면 약수가 흐르는 곳이 나온다. 철분이 들어 있어서 그런지 물이 샘솟는 주위는 붉은색을 띠었고 알싸한 맛이 혀끝을 자극했다. 개울을 지나자 2.5m 정도 폭에 알파벳 U 자 모양의 길이 나타났다. 수년 동안 산 정상에서 많은 비가 내려 산 아래로 물과 흙이 쓸려 내려가 자연스럽게 U자 모양의 길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약 15분 정도 최고의 급경사를 오르고 나니 우측에 꽃돌계곡이 나왔다. 계곡 바닥에 내려가 돌 몇 개를 들춰보니 돌마다 무엇인가 박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장혁(42) 청송군 기획감사실 계장은 "이 돌이 꽃돌이다. 이 돌을 반으로 잘라 가공하면 전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돌이 된다"고 했다. 이 계곡에는 바닥에 이와 비슷한 돌 수백 개가 있었다.
미운오리새끼길도 이 꽃돌인 화문석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화문석은 청송군에 광범위하게 분포하지만 가공하기 이전에는 볼품없는 돌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의 몇몇 도석장에서 화문석을 가공해 꽃돌을 만들었고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의 해바라기 석은 1천만원에 거래되기도 하면서 보석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이 꽃돌이 국가지질공원의 한 자원으로 지정돼 세계인을 대상으로 소개돼 이제 미운오리새끼가 백조가 된 것처럼 멋진 변신을 하게 됐다.
옛 임도를 따라 옹점리에 도달하면 한쪽에는 푸른 소나무 숲이, 다른 한쪽에는 산 하나가 모두 돌로 된 석산이 눈을 압도한다. 석산 앞에는 한 그루에서 두 가지가 뻗어 나와 남녀가 부둥켜안은 모습의 소나무를 볼 수 있었다. 남녀의 성기를 상징하는 것처럼 나무 가운데 문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남자가 여자를 끌어안는 모양이었다.
출발한 지 1시간30분만에 길의 종착지에 도착했다.
윤홍배(50) 청송군 공보계장은 "아직 일반인에게 개방된 길이 아니며 주변에 국가지질공원의 자원인 꽃돌이 유실될 수 있어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꼭 걷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군 기획감사실로 연락해 허가를 받고 공무원과 동행해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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