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 진로 교육·직업 체험 한계 "지자체가 도와줘야"

최근 창의적체험활동의 도입과 개정 교육과정의 시행 등으로 학교 교육과정이 크게 바뀌면서 학교 교육에서 지역사회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해졌다. 특히 창의적체험활동 가운데 봉사활동이나 진로 교육 등은 학교의 힘만으로 내실 있게 추진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학생들에게 진로와 전공에 대한 지식이나 자기주도적 활동 방법 등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는 학교 시설 개선 등에 일부 예산을 지원하는 데 그쳤으나 학교 교육과정이 변하고 있는 지금은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학교가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파악해 지원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시설, 기관, 기업 등과 협조 체제를 구축해 학교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일이 시급하다. 전문 강사 한 명 구하는 데도 애를 먹어야 하는 학교 사정을 감안하면 지자체가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과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원해주는 것은 가뭄의 단비 격이다.

진로 교육이나 직업 체험 등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교육과 관련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더욱 클 수 있다. 지자체가 지역 내 기관이나 기업들의 협조를 얻어내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은 분명 박수갈채를 보낼 것이다.

학교가 지역사회와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일도 지자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 중 하나다. 교육의 안정성과 학생들의 안전을 생각해야 하는 학교 입장에서는 선뜻 담장을 낮추고 문턱을 없애려고 시도하기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정화여고는 수성구청 창의적체험활동지원센터와 3년째 연계해 학생들의 진로'진학 교육에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있다. 대학 교수들로부터 전공에 대한 지식을 얻고 미래를 설계하는 전공 특강, 자신이 원하는 진로와 관련된 동아리 활동, 대학입시에서 치러야 하는 면접을 미리 전공 교수들과 경험하는 모의면접 등은 우리 학생들이 진로와 전공을 선택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수성구청과 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체계적 봉사활동은 가장 모범적인 사례라고 하겠다. 1, 2학년 전교생이 동아리나 개인별로 지역 내에 있는 65개의 봉사활동 장소와 38명의 홀몸노인 가정을 방문하여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흔히 지역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교육 경쟁력을 꼽는다. 교육 경쟁력을 높여 그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싶은 지자체라면 학교 교육과정의 변화를 이해하고 학교가 필요로 하는 지원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인우 대구 정화여자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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