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재에 침착했던 학교

사대부고 오후 7시 화재 선생님은 불끄고 학생들은 방송따라 긴급 대피

19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2학년6반 공용교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교사들이 야간자율학습 중이던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대피 시킨뒤 귀가 조치 시키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19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2학년6반 공용교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교사들이 야간자율학습 중이던 학생들이 운동장으로 대피 시킨뒤 귀가 조치 시키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야간에 고등학교 교실에서 불이 나 학생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불은 소화기를 들고 초기진화에 나선 교사들의 대처로 교실 벽과 천장 일부가 그을린 채 진화됐고, 학교 측은 화재 발생 직후 교내방송을 통해 학생 500여 명을 긴급히 대피시켜 큰 피해를 막았다.

19일 오후 7시쯤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사범대 부설 고등학교 5층 2학년 6반 교실 쪽에서 메케한 냄새와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불은 그 시간 복도를 지나던 교육 실습생 A(26) 씨 눈에 들어왔다. 교실 한 귀퉁이에 있는 청소도구함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그 시각, 학교에는 학생 590여 명이 야간 자율학습을 하려고 남아 있었다. 자습을 알리는 종이 울린 지 3분이 지나 학생들은 모두 교실에 있었다. 불이 난 5층에서도 자율학습이 이뤄지고 있었다.

A씨는 다급한 목소리로 다른 교사에게 "불이 났으니 신고하라"고 소리쳤다. 그리고는 곧바로 복도에 비치된 소화기를 든 채 교실 문을 열었다. 소식을 들은 교사 4명이 뛰어왔고, 소화기와 소화전 호스를 꺼내 A씨와 함께 불을 끄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스피커로 "불이 났으니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실제 상황임을 알아차린 학생들은 책 보따리를 챙길 겨를도 없이 교사들의 지시를 받으며 운동장으로 뛰쳐나갔다. 교사들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학생이 있는지 운동장에서 인원을 파악했다.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소방차 27대가 학생들이 대기하고 있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불이 난 교실 쪽으로 향했다. 경찰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대구청소년경찰학교 자문위원회 발족식을 주재하던 이갑수 대구중부경찰서장은 보고를 받자마자 현장으로 출동했다. 나라 전체가 비상 상황이었던 터라 당국의 대처는 신속했다.

소방대원이 5층 교실에 다다랐을 땐 이미 교사들이 불을 거의 끈 상태였다.

화재로 교실 벽과 천장 일부가 그을렸으나 다른 피해는 없었다. 다친 학생도 없었다. 다만 초기 진화에 나섰던 교생 A씨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큰 부상은 아니었다.

불이 다 꺼진 뒤 학교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이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일부 학생들은 부모에게 안전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학교로 달려온 부모도 적잖았다.

소방서 관계자는 "출동 당시 불이 거의 진화된 상태였다. 오히려 사람이 없던 빈 교실이라 큰불로 번질 수 있었는데 교사들이 빠르게 대처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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