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월호 노란리본 스티커 나눠 드려요"

대구 중구 인쇄피아 제작, 전국에 10만장 무료 배부

20일 대구 중구 인쇄업체인
20일 대구 중구 인쇄업체인 '인쇄피아' 직원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노란리본 스티커 10만 장을 제작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작은 일이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20일 오후 2시쯤 대구 중구 남산동의 인쇄피아. 2대의 기계 안으로 노란색 시트지가 빨려 들어가고, 직원들은 탁자에서 모양에 맞게 스티커를 자르고 있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리본 스티커의 제작 현장이다. 이곳 대표 전희찬(36)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노란리본 달기 운동을 보고 동참하기 위해 이달 15일 SNS와 블로그에 노란리본 스티커 10만 개를 무료 제작해 나눠준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러자 전화가 잇따랐고, 댓글로 주문이 폭주했다.

전 씨는 "진도로 자원 봉사는 못 가더라도 아픔을 나누고 싶었다. SNS의 노란리본 운동을 보면서 스티커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나눠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 뼘 크기의 스티커는 자동차 유리에, 또 사무실에 붙기 시작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기계가 멈출 틈이 없을 만큼 바쁘지만 마음은 뿌듯하다. 노란리본 스티커 10만 개를 만드는 데 드는 재료비만 400만원. 여기에 인건비까지 합치면 1천만원을 웃돈다. 돈 버는 일은 아니지만, 주문이 들어올 땐 절로 신이 난다. 댓글로 감사의 말을 전해주는 사람도 있고, 스티커를 찾으러 와 어깨를 두드리는 시민도 있다.

노란리본 스티커는 디자인부터 포장까지 인쇄피아 직원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직원 10명이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이 일에만 매달려 하루 1만5천 개의 스티커를 생산하고 있다.

노란리본 스티커가 가는 곳도 다양하다. 제주도, 강원도에서도 주문이 오고 미국과 브라질 교민들의 요청도 있다. 마트 사장은 손님들에게 나눠주겠다며 100개를 주문했고. 자동차 동호회, 고등학교 야구부에서도 찾았다.

당초 계획했던 10만 개는 이미 주문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전 씨는 여러 사람이 보내준 후원금으로 생산을 계속할 계획이다.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 주문할 수 있고, 배송비만 부담하면 1주일 정도 지나 집에서 받을 수 있다.

주문 방법: 블로그(blog.ppia.co.kr)에 들어가 댓글로 신청, 053)651-9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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