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51)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김시진(56)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포항 출신이다. 류 감독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대구로 전학을 왔고, 김 감독은 중학교까지 포항에서 마치고 대구로 진학했다. 삼성에는 김 감독이 1983년, 류 감독이 1987년에 입단했다. 김 감독이 1989년 고(故) 최동원 한화 2군 감독과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옮기기 전까지는 한솥밥을 먹은 사이였다. 삼성과 롯데의 20~22일 포항 3연전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올 법하다.
전날 경기를 2대7로 내준 롯데 김 감독은 21일 필승 의지를 다지고 나왔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 놓칠 수 없는 경기이기도 했다. 선발 투수의 무게감 역시 앞섰다. 롯데 장원준은 시즌 8경기에서 6차례의 퀄리티스타트(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5승을 거뒀다. 반면 삼성 배영수는 7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4차례를 달성했지만 2승2패(평균자책점 4.20)에 그치고 있었다.
경기 흐름도 롯데에 유리하게 흘러갔다. 1회초 히메네스의 땅볼로 3루 주자 정훈이 득점, 선취점을 뽑은 뒤 3회초 정훈'손아섭'히메네스'박종윤의 릴레이 안타로 2점을 추가했다. 반면 삼성은 1회말 박석민의 적시타로 1대1 동점을 만들었지만 2사 만루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러나 장원준은 이승엽이란 큰 산을 넘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시진 감독이 4대3으로 앞서던 5회말 2사 3루의 위기에서 박석민을 고의사구로 내보낸 게 결정적 패착이었다. 앞 타석에 홈런을 친 이승엽보다 박석민이 더 까다롭다는 판단이었다. 대기 타석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며 자존심이 상한 '국민타자' 이승엽은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3점포로 자신의 명예를 지켰다. 시즌 6호이자 개인 국내 통산 364번째 홈런. 한국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것은 2003년 6월 22일 대구 SK 와이번스전 이후 3천986일 만이다. 그는 경기 직후 "박석민을 피하고 승부를 걸어와 오기가 생겼다"며 "6번 타자이지만 상대 투수에게 위협을 주는 타자이고 싶다"고 결기를 드러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3개의 홈런만 허용했던 장원준은 4회 이승엽, 이지영에게 솔로홈런을 연달아 뺏긴 데 이어 5회 이승엽에게 또다시 홈런을 맞으며 시즌 첫 패배를 떠안았다. 삼성은 7회초 1점을 내줬으나 8회말 2사 1, 3루에서 더블 스틸로 쐐기 점을 뽑아 7대5로 이겼다. 시즌 첫 7연승을 거둔 삼성은 2위 넥센을 2게임 차로 밀어내며 선두 독주 태세를 굳혔다. 선발 배영수는 시즌 3승에 성공했고, 마무리 임창용은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아 8세이브째를 기록했다.
한편 목동구장에서는 오심 논란 탓에 한화 선수단이 한동안 철수하는 사태가 벌어진 끝에 한화가 9대7로 넥센을 이겼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4대2로 앞선 6회 수비에서 윤석민이 친 타구가 안타로 판정된 데 대해 항의하다 시즌 첫 감독 퇴장명령을 받았다. 마산구장에서는 SK가 NC를 10대2로 물리쳤고, 광주에서는 LG가 KIA를 4대0으로 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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