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2006년 모 은행 서울 안국동지점의 개인고객 창구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많은 고객들이 베트남 펀드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당시 내구 근무한 은행에서는 판매를 하지 않았고 다른 은행 한두 곳과 모 투자증권 회사에서만 판매를 했기에 돌려보내야만 했다. 우리 귀에도 낯선 베트남펀드가 포스트중국의 대안으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계속 할 것이란 언론기사를 보고 너도나도 가입을 원했다.
투자에 대해 감각이 있는 사람들은 바로 이럴 때가 상투임을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당시 베트남펀드는 환매불가형 만기 5년짜리 투자상품이었는데, 5년이 지난 2011년경 펀드청산 시 수익률은 거의 반토막이 나서 투자한 고객들을 크게 분노시켰다. 귀가 얇은 대중들의 부화뇌동한 사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경우임에 틀림없었다.
2014년 최근 한국 신문에서는 또 다시 베트남펀드들이 해외펀드 수익률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베트남 투자에 또 다른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아마 많은 투자자 분들이 이번에는 믿어도 될까 고민 중일 것이다. 물론 지난 해부터 베트남 정부가 절치부심 끝에 경기부양을 위한 새롭고 다양한 정책을 시도한 점은 높이 살 만하다.
2012년부터 정책금리를 8차례 인하했고 외환시장을 통제하여 과거 급격히 하락하는 환율을 안정시켰으며 소비자 물가도 안정되었다. 또한 공기업의 부실을 털어내고 민영화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진행해왔으며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49%로 제한됐던 외국인 기업투자한도가 올해 60%로 확대되는 등 앞으로도 전망이 상당히 밝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과거 오랜 무역수지 적자도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확대에 따른 휴대폰 및 전자제품의 대량수출로 2012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도 거시적인 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투자자 분들도 알고 있듯이 주식시장 규모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1/5인 점을 감안할 때 위험요소가 다분히 산재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규모가 작다 보니 어느 한 때 외부세력들에 의해 크게 요동칠 수 있으므로 급등과 급락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과거 '베트남 주식시장은 한국펀드가 좌지우지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던 것이다. 필자의 과거 10년간 금융권 경험에 비춰봤을 때 베트남펀드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소액으로 장기적립식투자가 가장 현명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향후 베트남 시장의 무궁한 발전을 남달리 믿고 해석하여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므로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니다. 다만 단순히 언론기사에 현혹되지 말고 스스로 많은 공부와 통찰력을 가지고 소신 있는 투자가 되길 바랄 뿐이다.
현지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일반 개인들이 직접 주식을 사고 파는 데는 아직도 많은 불편함이 있다. 증권거래소 시스템이 미비해서 인터넷 매매가 불가능하고 전화로 주문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지인들은 큰 불편함을 모르지만 외국인인 한국교민들은 이런 이유로 투자인구가 매우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부인이 베트남인 경우 부인명의 계좌로 투자를 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으나 베트남 국민 전체가 아직은 부동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주식은 위험하고 거래도 익숙하지 않다는 인식이 베트남 국민들 사이에 여전히 팽배해 있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베트남 여행 및 관광산업에 대하여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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