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가 근무 넥타이부대 "野시장 되면 정권 흔들" "새누리=당선 공식 깨야"

한낮을 달군 이른 더위가 잠시 수그러든 22일 오후 대구시 중구 덕산동 삼성금융플라자 앞 광장. 넥타이를 맨 직장인들이 주거니받거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며칠 전만 해도 지역 금융권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이야기가 주된 화두였지만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달라졌다. 주로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이들은 선거와 대구경제의 상관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화두는 단연 대구시장 선거. 특히 금융권 전체가 구조조정 바람에 휩싸인 터라 새로운 대구시장이 어떻게 지역경제를 살릴지, 누가 유리한지에 대해 설전이 오갔다.

삼성생명에 다니는 신호영(26) 씨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만드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했고, 같은 직장 김현수(31)씨는 "아직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지만 정책공약을 평가해 투표장에 가겠다"고 했다. 김헌식(28) 씨도 "무상급식'반값등록금 등 실현 불가능한 공약들도 많다. 실질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지후보와 이유도 다양했다. NH농협에 다니는 김영춘(43) 씨는 "김부겸 후보는 다른 후보에 비해 다양한 연령별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권영진 후보가 양로원 등에 올인하는 인상인 데 비해 김 후보는 젊은 층까지 아우르고 있다"고 했고, SK증권에 근무하는 지병근(55) 씨는 "대구가 진정 변화할 시점이 바로 이때다. 더 이상 전라도'경상도 당으로 나눠 싸울 필요가 없다. '새누리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은 대구 발전을 위해 반드시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권영진 후보를 지지한다는 한 직장인은 "김부겸 후보가 당선되면 새누리당 아성이 무너진다. 결국 힘들게 만든 정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더구나 아무리 그래도 여당 쪽 인사인 권영진 후보가 시장이 되면 대구에 득이 되면 됐지 손해는 안된다"고 했다.

사무실에서도 선거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은 휴게실 등에 삼삼오오 모여 코앞으로 바짝 다가온 선거 결과를 점치며, 가끔은 열띤 설전도 벌인다. 틈날 때마다 신문을 펼쳐들고 지지율 변화 등을 분석하면서 막판 판세를 예측해 보기도 한다.

대구은행에 근무하는 40대 중반 직원은 "회의석상에서도 선거가 언급되고, 식사나 회식자리에서 선거 토론회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김부겸이라는 인지도 높은 야권 후보가 나와 관심이 더 커졌다"고 했다. 농협에 다니는 최창석(28) 씨는 "두 후보가 설전을 벌이며 엎치락뒤치락하는 바람에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직원 동료끼리도 지지하는 후보자와 정당이 다르고, 접전이 예상되다 보니 모이기만 하면 후보자별 자질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인다"고 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의 차이가 크지 않아 직장 내 모든 일상이 선거와 연관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마치 후보라도 된 듯 표를 호소하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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